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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저임금에 폭언까지…고달픈 공공도서관 사서

입력 2019.11.15 06:00

수정 2019.11.15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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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도서관, ‘위탁 및 고용실태’ 첫 전수조사

도서관에서 책을 정리하는 사서들. 경향신문 유튜브 갈무리.

도서관에서 책을 정리하는 사서들. 경향신문 유튜브 갈무리.

3명 중 1명 비정규직…여성 사서 70% “이용객에 폭언 당해”
2025년까지 266곳 확충 계획…직무·임금 등 공동 기준 필요

서울 관악구 한 구립도서관 사서 ㄱ씨는 전화벨만 울리면 심장이 떨린다. 몇 달 전 도서관으로 걸려온 전화 때문이다. 수화기 너머의 남성은 “가슴을 만지고 싶다” 등 노골적인 발언을 쏟아냈다. 경찰에 신고해 전화 건 사람을 찾아냈더니 평소 자주 오는 이용객이었다.

또 다른 사서 ㄴ씨는 최근에 이용객으로부터 들은 말을 잊을 수 없다고 한다. 대출 기간을 연장해 줄 수 없다고 하니 “그러니까 평생 바코드나 찍는 것”이라는 폭언이 돌아왔다.

서울시가 ‘도서관 도시’를 표방하며 도서관을 대폭 늘리고 있지만 사서들은 저임금과 열악한 노동환경에 시달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14일 서울도서관이 벌인 ‘서울시 공공도서관 위탁 및 고용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전체 사서 1640명 가운데 36.2%(594명)가 비정규직(무기계약직·기간제·시간제·초단시간 노동자)이었고, 비정규직으로 근무한 경험이 있는 사서는 77.3%에 달했다. 월평균 임금 총액(전일제 기준)은 직영 도서관 사서 292만원, 공공위탁 264만원, 민간위탁 250만원으로 고용형태별 차이가 컸다.

서울도서관이 167개 공공도서관의 운영 현황과 고용 실태, 노동환경에 대해 전수조사를 벌인 것은 처음이다.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사서들의 직장 만족도는 100점 만점에 42.6점으로 매우 낮은 수준이었다. 사서 10명 중 3명이 ‘1년 내 이직하거나 퇴직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는데 이유는 저임금(48%), 비정규직이기 때문(28.6%), 신체적 피로도가 높아서(28%) 등 순이었다.

공공도서관 사서 60.1%는 ‘본인 업무 외에 부가적인 일을 하는 경우가 있다’고 답했고, ‘업무 외 재단·법인 행사나 프로그램에 참여한 경우가 있다’고 답한 사람도 45%였다. 절반 이상(57.5%)이 ‘업무로 인해 몸이 아팠던 경험이 있다’고 답했고, ‘최근 3년 내 업무상 스트레스나 우울증을 겪었다’는 사람도 40.8%에 달했다.

특히 사서 67.9%는 이용객에게 폭언을 당한 적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사서의 70.8%가 여성인 가운데, 폭언을 들었다는 응답은 여성(70.3%)이 남성(57.3%)보다 확연히 높았다. 여성 사서는 성희롱을 겪은 비율도 17.5%에 달했다.

서울시는 공공도서관을 꾸준히 늘려 왔다. 이번 조사 결과를 보면 전체 공공도서관 가운데 절반 이상(53.8%)이 최근 10년 내 새로 생겼는데, 특히 규모가 작은 도서관이 대폭 늘었다. 사서 인원이 도서관법 시행령이 규정하는 최소 기준인 3명에 못 미치는 곳이 전체의 51.5%다. 새로 생긴 도서관들은 대부분 지자체(시·자치구)나 교육청이 직접 운영하지 않고 구청 등이 시 산하 공기업·재단이나 민간에 위탁 운영하고 있다. 직영은 22곳에 불과해, 서울시 공공도서관 위탁비율(86.8%)은 17개 광역지자체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2025년까지 공공도서관을 266곳 더 늘린다는 게 서울시의 계획이다. 사서에 대한 처우 개선도 병행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용철 노동사회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새로운 서비스가 늘어나는 도서관 상황에 맞춰 인력을 늘리고 처우도 개선해야 한다”며 “비슷한 업무를 하는데도 사서들 고용형태와 직무, 직급, 노동환경이 다르다. 서울시가 공통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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