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의 성범죄 의혹’의 핵심 인물인 건설업자 윤중천씨(58)가 1심에서 징역 5년6월을 선고받았다. 법원은 사기 등만 유죄로 보고 이같이 선고했다. 강간 치상 혐의는 공소시효·고소기간이 지나서 처벌을 할 수 없다고 했다. 재판부는 검찰이 제때 기소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1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33부(재판장 손동환 부장판사)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강간 등 치상) 등 혐의로 기소된 윤씨에게 징역 5년6월과 추징금 14억8000여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검찰이 2013년 이 사건을 수사했는데 성접대 부분에 관해 불기소 처분을 했다가 5년이 지난 지금 성접대를 뇌물죄로 구성했다”며 “김학의 전 차관에게는 뇌물죄를 적용해 기소했지만 피고인의 뇌물공여죄는 공소시효가 지나버렸다”고 했다.
이어 “검찰이 적절하게 공소권을 행사했다면 피고인은 적정한 죄목으로 형사법정에 섰을 것”이라며 “피고인이 김학의 등 유력인사들에게 성접대를 했다는 부분은 이 사건 양형의 직접적인 고려 대상이 될 수 없었다”고 밝했다.
재판부는 강간 치상 혐의에 대해서는 소송 조건이 결여됐다고 보고 면소 또는 공소기각 판결을 내렸다.
윤씨는 ㄱ씨를 협박해 김학의 법무부 전 차관 등 유력 인사들과 성관계를 하도록 강요하고, 2006년 겨울에서 2007년 11월13일 사이 ㄱ씨를 세 차례 성폭행해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등 정신적 상해를 입힌 혐의를 받는다.
재판부는 2006년 ㄱ씨를 특수강간한 혐의에 대해서는 공소시효가 지났다고 보고 소송을 종결시키는 ‘면소’ 판결을 내렸다.
쟁점은 성폭행으로 인한 정신적 상해가 2007년 이전에 발생했는지 여부였다. 2007년 12월21일을 기점으로 특수강간의 공소시효가 10년에서 15년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ㄱ씨가 2013년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진단을 받은 것에 대해 윤씨의 성폭행으로 인한 것인지 입증이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다른 원인이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2006년 특수강간 혐의는 결과적으로 공소시효가 지났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2007년 여름과 2007년 11월13일 두 차례 ㄱ씨를 성폭행한 혐의에 대해서는 ㄱ씨의 고소기간이 지났다고 보고 ‘공소기각’ 판결을 내렸다.
과거 형법은 강간죄를 친고죄로 규정했지만 2013년 친고죄 규정이 폐지됐다. 재판부는 ㄱ씨가 범인을 알게 된 날로부터 1년이 넘어 고소기간이 지났다고 판단했다.
윤씨는 2011~2012년 내연 관계에 있던 권모씨에게 빌린 21억8000여만원을 갚지 않으려고 부인을 시켜 자신과 권씨를 간통죄로 ‘셀프 고소’하게 한 혐의(무고 및 무고교사)도 받는다. 재판부는 “윤씨 부인이 (간통을) 용서했는데도 허위로 고소했는지 여부가 충분히 증명되지 않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골프장 인허가를 받아준다며 부동산개발업체 D레저에서 14억8000여만원을 편취하고, 부동산 개발사업비 명목으로 권씨에게 21억여원을 편취한 혐의(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사기) 등만 유죄로 보고 이같이 선고했다.
윤씨의 변호를 맡은 정강찬 법무법인 푸르메 대표변호사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재판부가 지난 6년간 대한민국 전역에 소모적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성접대 또는 성폭행 사건에 대해 여론에 영향 받지 않고 적절한 판단을 해주셔서 깊은 경의를 표한다”고 했다.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을 둘러싼 의혹의 핵심 인물인 건설업자 윤중천씨가 지난 4월25일 서울동부지검 내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 수사권고 관련 수사단에 재소환 되고 있다. / 이상훈 선임기자 doolee@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