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민주화운동의 상징적 장소인 광주 동구 옛 전남도청 일대에 들어선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개관 4주년을 맞았다. 관람객 1000만명을 눈앞에 뒀지만 문화전당은 그동안 한 번도 정상 운영된 적이 없다. 전당 핵심시설인 옛 전남도청은 5·18 40주년인 내년에도 문을 열지 못한다. 운영 총책임자인 ‘전당장’은 정식 임명되지 못한 채 ‘직무대리’ 체제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지난 4년간 668건의 각종 프로그램이 진행됐고 10월까지 관람객이 971만명에 이른다”고 25일 밝혔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은 지난해까지 문화전당의 경제파급 효과가 생산 유발 8430억원, 부가가치 유발 6157억원에 달한다는 분석을 내놨다.
하지만 문화전당이 지난 4년간 정상 운영된 적이 없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2005년 10월 전남도청이 무안으로 이전한 뒤 본관을 비롯해 남겨진 6동의 건물에 조성 중이던 민주평화교류원이 한번도 문을 열지 못했다. 민주평화교류원은 5·18 당시 열흘간의 과정을 보여주는 핵심 시설로 전당 주출입구 역할도 한다.
230억원이 투입돼 건물 보강과 전시물 설치가 거의 끝난 상황에서 민주평화교류원은 “도청 건물의 5·18 당시 원형이 훼손됐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5월단체가 원형 복원을 요구하자 정부는 2015년 공사를 중단했다가 4년 만인 지난 1월 2022년까지 복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복원 공사는 2021년 본격적으로 시작될 예정이어서 옛 도청은 5·18 40주년인 내년에도 문을 열지 못하게 됐다. 문화전당은 “내년 5·18 전후에만 임시개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옛 전남도청이 이렇게 오랜 시간 시민들과 분리되리라고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다.
전당 운영을 책임질 ‘전당장’ 문제도 풀어야 한다. 정부는 지난 4년간 5차례 공모를 진행하고도 “적임자가 없다”며 전당장을 임명하지 않고 ‘직무대리’를 유지하고 있다. 문화전당은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에서 ‘운영 미흡’에 대한 지적이 이어졌고 지역 문화계는 전당장 선임이 무산되자 “정상화를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최권행 아시아문화중심도시조성위원회 위원장은 “건물 복원과 전시물 개방은 별개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 복원 공사가 시작되기 전까지라도 도청 문을 열어놔야 한다”면서 “전당장 문제를 포함해 정부가 결단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