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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향미의 '찬찬히 본 세계']뉴욕 전통극장 되살린 넷플릭스의 '큰 그림'

입력 2019.11.26 19:02

미국 뉴욕의 파리극장. 위키피디아

미국 뉴욕의 파리극장. 위키피디아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넷플릭스가 사라질 뻔한 전통 영화관을 되살렸다. 넷플릭스가 영화관 관람 문화를 훼손한다며 전통 영화 업계로부터 비판을 받아온 점을 감안하면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AFP통신은 이를 두고 “넷플릭스의 큰 그림”이 있다고 했다.

넷플릭스는 25일(현지시간) 트위터 넷플릭스필름 계정을 통해 “뉴욕의 마지막 단일 스크린 극장인 파리극장이 다시 문을 열었다”면서 “이 극장은 넷플릭스 행사, 영화 상영, 연극 공연 등을 위한 특별한 장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뉴욕 맨해튼 57번가에 자리한 파리극장은 1948년 문을 연 후 단일 스크린 극장으로는 가장 오래 명맥을 유지했다. 하지만 지난 8월 임대 계약이 만료되면서 문을 닫았다. 넷플릭스는 파리극장을 소유하고 있는 부동산 개발 업체와 장기 임대 계약을 맺은 후 최근 노아 바움백 감독의 영화 <결혼 이야기>를 상영하면서 극장을 다시 열었다.

넷플릭스의 파리극장 재개관은 ‘관객들의 영화 관람 경험을 훼손한다’는 전통 영화 업계의 비판을 상쇄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2017년 프랑스 칸국제영화제에선 넷플릭스 영화인 바움백 감독의 <메예로위츠 스토리>와 봉준호 감독의 <옥자>가 경쟁부문에 초청되자 논쟁이 일었다. “극장에서 볼 수 없는 영화가 황금종려상을 받는 것은 모순”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대다수 영화인들은 “영화는 대형 스크린에 영사될 때 비로소 완성된다”며 넷플릭스 영화를 인정하지 않았다. 이후 영화제에서 짧은 기간이라도 극장에서 상영한 작품에 한해서 수상 자격을 부여하기로 했다.

뉴욕 파리극장의 내부. 파리극장 페이스북

뉴욕 파리극장의 내부. 파리극장 페이스북

넷플릭스가 오프라인 극장으로까지 상영 공간을 넓혀 영화 산업에서 영향력을 키우려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결혼 이야기>는 넷플릭스 스트리밍 서비스에 앞서 먼저 극장에서 상영됐다. 지난해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로마>도 온라인 스트리밍 전 3주 동안 미국 내 극장에서 상영됐다.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의 <아이리시맨>도 스트리밍 개봉을 앞두고, 현재 극장에서 상영 중이다.

대형 극장 체인들이 넷플릭스 영화를 꺼리는 분위기와도 맞물려 있다. 대형 체인들이 ‘극장 상영을 하고 30~90일이 지난 뒤에 디지털 플랫폼 서비스를 하라’며 넷플릭스 영화 상영을 피하자, ‘넷플릭스가 자신들이 제작한 영화를 상영할 극장을 직접 사들이려 한다는 것이다. 넷플릭스는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이집트 극장’ 인수를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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