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무청서 복무 실태조사 명목으로 관여 소지…양심적 병역거부 변호인단 “우려”
국회 국방위원회가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위한 대체복무제 법안을 의결하면서 ‘병무청의 지휘·감독’과 관련된 조항을 끼워넣은 것으로 확인됐다. 국제사회 기준은 양심의 자유 보호를 위해 대체복무제는 군과 무관해야 한다고 본다.
지난 19일 국회 국방위가 통과시킨 병역법 개정안을 보면, “병무청장은 관계 중앙행정기관의 장과 합동으로 대체복무요원에 대해 복무에 관한 실태조사를 할 수 있다”는 내용으로 43조 2항을 개정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양심적 병역거부자가 대체복무요원으로 심사를 거쳐 업무와 장소 등을 배정받은 뒤에도 병무청이 실태조사라는 방식으로 사실상 지휘·감독할 수 있도록 규정한 것이다. 국방부가 지난 4월29일 제출한 개정안뿐만 아니라 김학용·이언주 의원이 각각 대표발의한 개정안에도 없던 내용이다.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대체복무에 대한 지휘·감독 주체는 중요한 문제다. 유엔 자유권규약위원회는 2011년 한국에 “대체복무제는 군 관할 지역 밖의 것이고 군 지휘하에 있지 않아야 한다”는 의견을 표명했다. 베니스위원회도 같은 해 아르메니아의 대체복무제 법안에 대해 “군은 대체복무를 수행하는 사람의 일상적인 업무에 대해 어떠한 통제권도 갖지 못한다”고 했다.
국방위 회의록을 보면 정작 대체복무가 이뤄지는 교도소 등을 관리하는 법무부는 병무청의 실태조사를 원하지 않는다고 나온다. 대체복무요원과 근무환경이 유사한 의무경찰·의무소방 등은 실태조사가 없기 때문이다.
양심적 병역거부자인 여호와의증인 신도들을 변호해온 김진우·오두진·이창화·임성호 변호사는 개정안을 우려하는 입장을 28일 발표했다. 변호인단은 “법무부와 같이 대체복무자들을 면밀히 감독하는 군과 무관한 국가기관이 있는데도 병역법 개정안은 병무청이 직접 대체복무자들을 감독하고 지휘하도록 했다”며 “병역법 개정안이 통과돼 병무청이 지휘감독을 하게 된다면 여호와의증인 등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들은 대체복무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느낄 것”이라고 했다. 대체복무제 법안은 29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