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광장 바닥에 새겨놓은 금연 표시. /강윤중 기자
세상에는 ‘하지말라’는 것들로 가득합니다. ‘금지’가 세상이 돌아가는 원리인 것처럼 말입니다. 광화문광장을 걷다가 광장 바닥에 새겨진 금연 표시가 새삼스럽게 눈에 들어옵니다. 상식이 된 지 오래지만 광장 곳곳에 금연 표시를 새기고 붙였습니다. 내친 김에 광장에 표시된 ‘금지된 것들’을 모았습니다.
광화문광장 전 구역이 금연구역이라는 안내판. /강윤중 기자
겨울철 가동을 멈춘 광장의 바닥분수에 이용안내판이 서 있습니다. 기저귀 착용금지, 구토금지, 소변금지 등이 낯설면서 재밌습니다. 수없이 많은 금지 중에 이 여섯 가지를 대표적인 금지사항으로 내 건 이유가 궁금하더군요.
기저귀 착용금지, 소변금지 등 바닥분수에서 금지된 것들. /강윤중 기자
내·외국 관광객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세종대왕상 아래 기단에는 “올라가지 마세요”라고 쓴 작은 표지판이 올려져있습니다. 가끔 혈기왕성한 대학생들이 요구사항을 내걸고 기습시위를 하며 이 기단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세종대왕상 기단에 붙은 금지 안내판. /강윤중 기자
세종대왕상 앞 훈민정음이 새겨진 대리석 앞 금지 표시판. /강윤중 기자
서울시는 광장에 불법 천막 농성을 막고자 대형 화분들을 설치했습니다. 수십 개의 화분마다 “훼손 시 형사처분을 받을 수 있다”는 경고문이 붙었습니다.
광장에 배치된 대형 화분에 붙은 경고문. /강윤중 기자
1392년 조선 건국부터 역사의 주요사건을 바닥에 새긴 ‘역사 물길’에도 “들어오지 마십시오”라는 표지판이 서 있습니다.
광장 바닥에 새겨진 ‘역사 물길’에 서 있는 출입금지 표지판. /강윤중 기자
광화문광장에서 ‘금지된 것’을 카메라에 담다가, 어떤 일이 있어도 이 광장에서 금지될 수 ‘없는’ 것들을 생각합니다. 가장 먼저 떠올린 건 우리가 익히 경험한 바 ‘건전한 상식을 가진 시민들의 목소리’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