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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향미의 '찬찬히 본 세계']“역사적 사건”… 올해 국제 미인대회 우승자들은 흑인

2019 미스 월드 대회 우승자인 토니 앤 싱(왼쪽)과 미스 유니버스 우승자인 조지비니 툰지|EPAAFP연합뉴스

2019 미스 월드 대회 우승자인 토니 앤 싱(왼쪽)과 미스 유니버스 우승자인 조지비니 툰지|EPAAFP연합뉴스

올해 세계 미인대회의 역사의 한 페이지가 새로 쓰였다.

영국 런던에서 지난 14일(현지시간) 열린 2019 미스 월드 대회에서 자메이카 국적의 흑인 여성 토니 앤 싱(23)이 왕관을 차지하면서 미스 유니버스, 미스 USA, 미스 틴 USA, 미스 아메리카 등 올해 유명 미인대회에서 모두 흑인이 석권하는 기록을 세웠다고 미 CNN이 보도했다. 1920년대 유색 인종의 참가를 금지했던 미인대회들의 역사를 생각하면 ‘엄청난 일’(a big deal)이다.

앤 싱은 언론 인터뷰에서 “나는 세상을 변화시키기 위해 앞장서는 여성들의 세대라는 특별한 무언가를 대표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그의 말처럼 미인대회 우승자들의 진취적인 성취와 활동이 눈에 띈다. 앤 싱은 자메이카 세인트토머스 출신으로 미국 플로리다 대학에서 심리학과 여성학을 전공하고 의과대학원 진학을 앞두고 있다. 그는 우승 후 트위터에 “세인트토머스의 어린 소녀들과 세계의 모든 소녀들이여, 스스로를 믿어요. 여러분은 가치가 있는 사람이고, 꿈을 실현할 능력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이 왕관은 내 것이 아니라, 당신들의 것입니다. 여러분들은 ‘결단력’을 지니고 있어요”라고 썼다.

토니 앤 싱의 트위터 캡처

토니 앤 싱의 트위터 캡처

지난주 미국 애틀랜타에서 열린 2019 미스 유니버스 대회에선 미스 남아공의 조지비니 툰지(26)가 우승했다. 그는 당시 수상 소감으로 “나는 나와 같은 피부색과 머릿결, 생김새를 가진 여성들이 결코 아름답다고 여겨지지 않는 세상에서 자라났다”면서 “오늘로 그러한 생각을 끝내야 할 때”라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툰지는 성폭력 반대 운동을 벌인 활동가이기도 하다.

“나 같은 사람은 아름답지 않다던 세상···” 올해 미스 유니버스, 남아공의 ‘성폭력 반대’ 활동가

지난 5월에 열린 2019 미스 USA 대회에서도 흑인 여성으로 재소자들에게 무료 법률 상담을 해온 변호사 체슬리 크리스트(28)가 우승을 차지해 화제를 모았다. “(일하는) 여성들에게 남자들과 다른 옷을 입으라고 말하지 말라”고 말한 크리스트는 여성 작업복 패션을 지원하기 위한 블로그를 개설했다.

올해 4월 열린 ‘미스 틴 USA’ 우승자 케일리그 개리스(18)와 지난해 9월 열린 ‘2019 미스 아메리카’의 우승자 니아 프랭클린(23) 역시 흑인 여성이다. 개리스는 곱슬머리가 직모보다 못하다는 편견을 깨야 한다며 “미의 기준과 맞서 싸워야 한다”고 했다. 오페라 가수인 프랭클린은 “피부색 때문에 마음 상한 일이 많았지만, 음악을 통해 나 자신에 대한 긍정적인 느낌을 찾았다”면서 아이들에게도 같은 경험을 주고자 비영리재단과 함께 활동하고 있다.

1921년 시작한 미스 아메리카에선 1940년대까지 유색 인종 여성들에게는 출전 기회도 주어지지 않았다. 이에 대한 반발로 1968년 ‘미스 블랙 아메리카’가 열리기도 했다. 미스 아메리카에선 1983년, 미스 USA는 1990년, 미스 틴 USA에선 1991년 흑인 우승자가 나왔다. 미국의 3대 미인 대회를 모두 흑인이 휩쓸자 지난 5월 뉴욕타임스는 “미국인들의 아름다움에 대한 관점이 인종주의와 ‘성적 고정관념’으로 훼손됐던 과거로부터 얼마나 많이 진화돼왔는지를 보여주는 강력한 상징”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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