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함께하는 시민행동’은 올해 ‘밑 빠진 독’상 대상으로 무분별한 공공조형물 설치로 예산을 낭비한 강원도 양구군을 선정했다고 18일 밝혔다.
시민행동이 양구군에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설치한 공공조형물 현황을 정보공개 청구한 결과, 양구군은 3년간 약 33억원을 들여 총 113개의 공공조형물을 설치했다.
양구군 재정공시(결산기준)에 따르면 2018년 양구군의 재정자립도는 6.96%로 2016년 이후 매년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 이는 전국 82개군 평균에도 한참 못 미치는 수준으로 재정자립 수준이 매우 열악하다. 또한 양구군과 재정 수준이 유사한 지방자치단체와 비교한 결과, 상대적으로 많은 예산이 조형물 설치에 투입됐다.
국민권익위원회는 2014년 9월 무분별한 공공조형물 설치로 인한 예산 낭비를 막고자 지자체에 ‘공공조형물 건립 및 관리에 관한 조례’ 제정을 권고했다. 하지만 양구군은 이를 이행하고 있지 않아, 사전 심의 및 사후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양구군은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총 90점의 조형물에 대해 5차례 자체 회의만 진행했으며, 속기록이 존재하지 않아 회의의 투명성과 공공 조형물 설치의 절차적 정당성을 확인하기 어려웠다.
또한 양구군이 제출한 자료와 양구군 계약정보시스템에 올라온 조형물 계약 정보를 비교한 결과, 총 6억1143만원을 투입한 ‘양구스포츠 상징탑 조성사업(조형물)’이 제출한 자료에 누락돼 있어 실제로 공공조형물에 사용된 비용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시민행동은 “각 지자체가 무분별한 공공조형물 설치로 인해 발생하는 예산 낭비에 대해 문제의식을 가져야 한다“며 “실효성 있는 조례를 제정해, 공공조형물에 대한 사전 심의 및 사후 관리를 철저히 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