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태평양공군사령관은 경고
“테이블 위에 모든 옵션 있다”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18일 일본 도쿄 외무성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도쿄 | AP연합뉴스
일본을 방문 중인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19~20일 중국을 전격 방문한다. 방한 기간 시도했던 북한과의 ‘판문점 접촉’이 불발된 상황에서 중국을 방문해 북한과의 외교적 돌파구 마련을 위한 막판 노력을 펼치려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또 북한이 성탄절 전후 또는 새해에 장거리탄도미사일을 발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대비 태세에 돌입했다.
북한이 제시한 ‘연말 시한’이 10여일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파국을 막기 위한 막바지 외교적 노력, 북한이 ‘레드라인’을 넘었을 경우에 대한 대책 마련 등 강온 셈법이 교차하고 있는 것이다.
■ 비건 ‘최후의 노력’
미국 국무부는 17일(현지시간) “비건 대표가 19~20일 중국을 방문해 중국 당국자들과 만나 북한에 관한 국제적 일치단결 유지의 필요성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무부가 지난 13일 발표한 비건 대표의 아시아 방문 계획엔 한국·일본만 포함돼 있었다. 아시아 방문이 시작된 이후 중국 방문 일정이 확정된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뜻이다.
비건 대표는 베이징에서 중국 측 카운터파트인 뤄자오후이(羅照輝) 중국 외교부 부부장 등과 만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등 북한이 ‘레드라인’을 넘는 파국을 막도록 중국 측 협조를 당부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비건 대표의 급작스러운 방중 일정에 합의한 것은 최악의 상황은 막아야 한다는 데 미국과 인식을 같이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8일 정례브리핑에서 비건 대표가 방중해 한반도 문제에 대해 소통하는 것을 환영한다면서 “중국 측 관리가 비건과 회견할 것이다. 관련 상황은 바로 발표할 것이니 지켜봐달라”고 했다.
비건 대표는 중국의 대북 제재 대열 이탈 차단에도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비건 대표의 방중 계획 발표는 중·러가 16일 남북 ‘철도·도로 협력 프로젝트’ 제재 대상 면제 등 대북 제재 완화 요구 결의안 초안을 유엔 안보리에 제출한 지 하루 만에 이뤄졌다. 미 국무부는 중·러의 대북 제재 완화 결의안 제출에 대해 ‘시기상조’라며 선을 그은 바 있다.
특히 비건 대표는 방중 기간에도 북한 ‘신호’를 기다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 16일 서울에서 “우리는 여기에 있고 당신들은 우리를 어떻게 접촉할지를 안다”며 북한에 판문점 접촉을 제안했지만 답을 듣지 못했다. 그는 북측에서 연락만 오면 언제 어디서든 만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 “모든 옵션 테이블 위에 있다”
더힐 등에 따르면 찰스 브라운 미 태평양공군사령관은 이날 워싱턴에서 열린 국방전문기자 간담회에서 북한이 거론한 ‘성탄절 선물’을 두고 “내가 예상하기로는 일종의 장거리탄도미사일이 ‘선물’일 것”이라면서 “(시점이) 성탄절 전날이냐, 성탄절이냐, 새해 이후냐의 문제일 뿐”이라고 했다. 또 최근 북한의 발언과 북한이 진행한 실험 등을 거론하며 “북한에는 수사가 행동을 앞서는 패턴이 있다”고 말했다.
전략폭격기 B-1이나 스텔스 전략폭격기 B-2로 대응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모든 옵션은 테이블 위에 있다”고 했다. “모든 옵션은 테이블 위에 있다”는 말은 북·미 긴장이 최고조로 치닫던 2017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을 압박할 때 자주 언급한 표현이다. 해빙 국면을 맞아 자취를 감춘 이 표현을 2년여 만에 다시 꺼낸 것이다.
그는 “2017년 북한이 (장거리)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했을 때 미국의 폭격기와 스텔스 전투기들이 한국 전투기들과 함께 북한 가까이 비행했다”며 “2017년에 했던 많은 것이 있어서 우리는 꽤 빨리 먼지를 털어내고 이용할 준비가 돼 있다. 우리는 과거에 우리가 했던 모든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2017년 당시의 긴장·대치 상황이 재연될 수 있다며 고강도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