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 개최
구체 내용 공개 안 해…이달 하순 당 전원회의 후 밝힐 듯
신년사 발표한 청사 집무실서 열려 ‘대미 메시지’ 해석도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조선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제7기 제3차 확대회의를 주재하는 모습을 조선중앙통신이 22일 공개했다. 회의 장소는 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 집무실로 추정된다. 연합뉴스
북한이 당 중앙군사위원회 7기 제3차 확대회의를 통해 자위적 국방력 발전을 위한 핵심 문제와 군 조직개편, 중앙군사위원 인사 등을 결정했다. 이 회의는 북한이 이달 하순으로 예고한 노동당 제7기 5차 전원회의를 앞두고 열린 것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22일 회의 소식을 보도하면서 자위적 국방력 강화를 위한 실질적 방안이나 군 조직개편 등 구체적 내용을 설명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북한이 두 차례에 걸쳐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전략적 지위에 영향을 미칠 중대한 시험’을 하고 초대형 신형 방사포 실험을 잇달아 했다는 점에서 이와 관련된 결정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 같은 움직임이 올해 신년사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언급한 ‘새로운 길’과 연관이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한 회의 사진에는 맨 앞줄에 김수길 군 총정치국장, 노광철 인민무력상, 정경택 국가보위상, 최부일 인민보안상, 박정천 총참모장, 서홍찬 인민무력성 제1부상, 손철주 군 총정치국 조직부국장, 조경철 군 보위국장, 리만건 당 부위원장 등이 포진했다. 지난해 4월 중앙위 7기 제4차 전원회의 결과를 토대로 통일부가 파악한 중앙군사위원 명단과 상당히 달라진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국방사업 전반을 총괄하는 중앙군사위를 군부 엘리트들이 장악한 것으로 볼 수 있는 장면이다. 이 때문에 북한의 ‘새로운 길’이 강화된 국방력을 앞세운 강경노선으로 기울 수도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한 김 위원장의 언급에는 북·미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현재 정세와 관련한 구체적인 내용이 없다. 김 위원장이 “조성된 복잡한 대내외 형편에 대하여 분석통보했다”고만 전했다. 최근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시사하고 ‘전략적 핵전쟁 억제력 강화’ 등 강경표현을 써왔던 것과 비교된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은 이번주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당 전원회의나 내년 김 위원장 신년사 등을 통해 대미 전략 등 방향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 때문에 중앙군사위 회의의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자위적 국방력 강화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소개하지는 않았지만, 미국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거두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다.
북한은 지난해 4월 노동당 7기 4차 전원회의를 열고 한 달 뒤에 7기 1차 중앙군사위 회의를 열었다. 전원회의에서 사회주의 경제건설에 총력집중하는 전략적 노선 변경을 채택한 뒤 중앙군사위가 결정을 실행하는 형식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중앙군사위를 먼저 개최해 “나라의 전반적 무장력에 대한 당의 영도를 더욱 철저히 실현하고 담보하기 위한 대책들이 토의 결정됐다”고 밝혔다. 자위적 국방력 강화 방안을 만들어놓은 뒤 당 전원회의를 열어 국방·군사 분야의 정책적 방향을 제시하고 이에 근거한 대미 전략을 세우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한편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확대회의 사진을 보면 이번 회의가 올해 1월1일 김 위원장이 ‘새로운 길’을 언급했던 신년사를 발표한 곳과 같은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 집무실에서 열린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이 새로운 길을 갈 수 있다고 언급한 장소에서 중앙군사위 확대회의를 열었다는 사실을 공개해 미국에 강력한 메시지를 보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