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구체적 메시지 없이 ‘안전 보장을 위한 공세적 조치’ 언급
‘고강도 도발 자제’ 분석 우세
김정은 신년사에 관심 쏠려
김정은 최고사령관 추대 8주년 경축공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최고사령관 추대 8주년을 맞아 직총중앙노동자예술선전대의 경축공연이 지난 28일 중앙노동회관에서 열렸다고 조선중앙통신이 30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북한이 30일 노동당 제7기 5차 전원회의를 사흘째 이어갔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자립경제’ 건설과 ‘안전 보장을 위한 공세적 조치’를 강조해 북한의 향후 대응과 비핵화 협상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김 위원장은 지난 29일 2일차 회의에서 “조성된 정세의 요구에 맞게 나라의 자주권과 안전을 철저히 보장하기 위한 적극적이며 공세적인 조치들을 취할 데 대하여 언급하시면서 대외사업 부문과 군수공업 부문, 우리 무장력의 임무에 대하여 밝혀주시었다”고 말했다고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이 이날 보도했다. 지난해 채택한 경제건설 총력집중 노선을 유지하면서도 비핵화 협상 교착과 대북 제재 장기화 국면에서 자력갱생·국방력 강화에 방점을 찍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 28일 1일차 회의에 이어 이날도 구체적인 대미, 대남 메시지가 담기지는 않았다. 내달 1일 김 위원장이 육성으로 낭독할 신년사에서 세부 방향과 내용이 드러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안전 보장을 위한 공세적 조치’라는 언급을 볼 때 적극적 군사전략을 포함해 대미 강경 노선을 취하지 않겠냐는 분석이 나온다. 협상의 여지까지 닫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이 다수다.
조성렬 북한대학원대학교 초빙교수는 “협상 중단을 명시적으로 선언하기보다는 핵·미사일 시험 유예에 연연하지 않겠다, 미국의 셈법 변경 없이는 협상이 무의미하다 정도의 메시지가 나오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최용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안보전략연구실장은 “핵 강국 선언 등으로 협상 여지를 줄이기 보다는 포괄적인 표현을 써서 미국의 반응을 기다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북한이 강경 기조를 천명하더라도 곧바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포함해 행동에 나설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도 힘을 얻고 있다. 미국이 ‘레드라인’으로 여겨온 고강도 도발을 감행할 경우 협상 결렬의 책임을 떠안을 뿐 아니라, 중국·러시아와의 관계 악화까지도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최 실장은 “북·미 협상이 틀어진 결정적인 계기가 있었다기보다는 연말 시한이 다가오면서 긴장이 높아진 측면이 있다”며 “북한이 협상판을 먼저 깨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북한으로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 국면이나 재선 레이스 등 미국 국내 정치 흐름을 주시하면서 협상 전략을 가다듬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전원회의가 이례적으로 긴 일정과 각 부문 중앙·지역 단위 대규모 인원이 참석한 가운데 열리면서 신년사에 대한 주목도가 더욱 커지고 있다. 김 위원장이 연말 시한 직전까지 신년사에서 천명할 ‘새로운 길’을 고심하고 있음을 보여줌으로써 대내외적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계산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한 정부 당국자는 “물리적 도발이 아니더라도 그 같은 방향을 시사하는 메시지가 나온다면 협상 판도를 바꿔놓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김 위원장의 신년사 수위를 지켜본 뒤 1월 중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미국에서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을 만나 대북 대응을 논의하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