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의 제재 완화 연연 않고 경제 건설 의지 피력
열악한 내부 상황 인정 “내각 책임 못한다” 고강도 질타
사회주의 상업·건설역량 강화·과학농업 등 구체적 제시
평양의 설맞이 축하공연 지난달 31일 북한 평양의 김일성광장에서 설맞이 축하공연이 열렸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대북 제재 장기화에 따른 경제적 어려움을 자력갱생으로 돌파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28일부터 나흘 동안 진행된 노동당 제7기 5차 전원회의를 통해 ‘정면돌파전’을 2020년 투쟁 구호로 삼고, 제재 완화에 연연하기보다 자력갱생을 통한 경제 건설에 집중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조선중앙통신이 1일 공개한 전원회의 결정서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보고에서 “허리띠를 졸라매더라도 기어이 자력부강, 자력번영하여 나라의 존엄을 지키고 제국주의를 타승하겠다는 것이 우리의 억센 혁명 신념”이라고 밝혔다. 이는 김 위원장이 집권 초인 2012년 4월15일 태양절 100주년 연설에서 “우리 인민이 다시는 허리띠를 조이지 않겠다”고 말한 것과 대비된다. 북·미 협상 교착으로 단기간에 대북 제재가 완화될 가능성이 낮은 만큼 자력갱생을 독려한 것이다.
김 위원장은 “우리에게 있어서 경제건설에 유리한 대외적 환경이 절실히 필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결코 화려한 변신을 바라며 지금껏 목숨처럼 지켜온 존엄을 팔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과 적대 세력들이 우리가 편하게 살도록 가만두리라는 꿈은 꾸지도 말아야 하며, 사회주의 건설의 전진도상에 가로놓인 난관을 오직 자력갱생의 힘으로 정면돌파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또 “국가경제의 발전동력이 회복되지 못하여 나라의 형편이 눈에 띄우게 좋아지지 못하고 있다”며 북한의 열악한 경제 상황을 인정했다.
특히 “경제사령부로서의 내각이 자기의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있는 심각한 현 실태”를 질책했다. 그는 “나라의 경제를 재정비하자면 결정적으로 경제사업에 대한 국가의 통일적 지도와 전략적 관리를 실현하기 위한 강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며 내각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주요 경제 성과로 삼지연, 중평남새온실농장, 양덕 지구 건설 등을 꼽았다. 그러면서도 국가관리 사업과 경제 사업, 공업 부문 각 경제 부문이 ‘침체’ ‘타성에 젖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사회주의 상업 복원, 불필요한 절차·제도 정리, 사업능률을 저하하는 요소들 바로잡기, 전문 건설 역량 확대 강화와 건설장비 현대화, 사회주의기업책임관리제의 현실성 있는 실시, 과학농사, 증산 절약과 질 제고, 생태환경 보호와 자연재해 방지 등을 구체적 과제로 제시했다.
김 위원장이 전원회의에서 경제 건설을 최우선 과제로 밝힌 것은 2020년이 노동당 창건 75주년이자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이 마무리되는 해라는 사실도 고려된 것으로 풀이된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전원회의 결정서와 관련해 “경제사업체계와 질서 정돈, 내각의 통일적 지도와 지휘 보장 등 경제 토대의 재정비를 강조하고 있다”며 “북한 경제에 어떠한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고 밝혔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자료에서 김 위원장이 “지난 시기의 과도적이며 임시적인 사업방식을 계속 답습할 필요는 없다”고 언급한 것에 대해 시장화 개혁이 후퇴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