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80주년 경향신문

스티로폼 찌개



완독

경향신문

공유하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X

  • 이메일

보기 설정

글자 크기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컬러 모드

  • 라이트

  • 다크

  • 베이지

  • 그린

컬러 모드

  • 라이트

  • 다크

  • 베이지

  • 그린

본문 요약

인공지능 기술로 자동 요약된 내용입니다. 전체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 본문과 함께 읽는 것을 추천합니다.
(제공 = 경향신문&NAVER MEDIA API)

내 뉴스플리에 저장

스티로폼 찌개

입력 2020.01.02 20:35

수정 2020.01.02 20:39

펼치기/접기
[박찬일 셰프의 맛있는 미학]스티로폼 찌개

예전 시장에서는 스티로폼 사용량이 적었다. 수산시장에서는 나무 상자가 많이 쓰였고, 채소시장에는 종이상자나 나무상자가 주력이었다. 이제는 스티로폼이 많이 쓰인다. 냉장, 냉동에 스티로폼만큼 싸고 좋은 재질이 없기 때문이다. 요새는 새벽배송이라고 하여 저마다 아침 일찍 음식이며 재료를 배달해대는데, 포장을 끌러보면 기가 탁 막힌다.

[박찬일 셰프의 맛있는 미학]스티로폼 찌개

내용물보다 훨씬 큰 스티로폼 상자에 재활용 수거도 안되는 보냉재, 어떤 경우는 내용물의 흔들림을 방지하려는지 작은 스티로폼 조각이 추가로 들어 있다. 생활이 편리해지고 있으나 그 후과는 어쩌려는지 모르겠다. 식당을 하면서 가장 부담스러운 건 포장재 처리다. 수산물, 육류가 들어온 스티로폼 상자를 버려야 하기 때문이다. 재활용으로 버리고 있으나 실제로 재활용이 잘되지도 않는다. 더구나 테이프가 덕지덕지 붙어 있고, 내용물의 찌꺼기가 깨끗하게 청소되어 있지 않아서 재활용이 어렵다. 재활용할 충분한 인프라도 없다. 스티로폼은 참으로 편리하고 기능이 뛰어나지만 곧 거대한 재앙이 되어 인간을 공격할 게 분명하다. 배달되어 온 스티로폼은 대개 구석이 닳아 있다. 배달과정에서 마모되고 상처입는다. 그 가루(작은 알갱이)가 많이 떨어진다. 하수구로 흘러들어갈 수밖에 없다. 수산시장에 가보라. 얼마나 많은 스티로폼 알갱이가 하수구로 흘러가는지. 식당에서는 음식물 찌꺼기를 모아서 별도로 처리하게 되어 있는데, 이때 개수대에 모인 찌꺼기도 같이 버린다. 그 안에는 생선 등을 꺼낼 때 묻어온 스티로폼 알갱이도 들어 있다. 그걸 일일이 골라낸다고? 거의 불가능하다. 이런 작업에는 모두 비용이 든다. 직원이 그걸 골라내는 일 자체가 비용이다. 겨우 노동비용을 감당하고 있는 식당들에 이런 작업이 우선시될 리 없다. 음식물 찌꺼기의 상당량은 매립되지만, 어느 정도는 잔반으로 처리돼 가축 먹이 등으로 재활용된다. 바닷가에서 구출된 바다거북의 배에서 다량의 스티로폼 조각이 발견되었느니, 물고기 배를 갈라보면 그렇다느니 하는 기사가 나오는데, 음식물 찌꺼기의 사료 공급으로 스티로폼을 비롯한 미세플라스틱이 얼마나 축적되는지 연구 결과도 없을 것이다. 당장의 노동에 지친 요리사들에게 그걸 분류하고 처리하라고 하는 건 현실적이지 못하다.

한동안 튀김 등을 하고 남은 기름을 몰래 하수구에 버리는 일이 많았다. 이제는 드물다. 왜냐하면 업체에서 수거해 가도록 제도화하고 있는 까닭이다. 수거하면서 소정의 현금을 제공한다. 수거업체가 식당에 지불하는 것이다. 이렇게 된 이후로 폐식용유의 수거율은 매우 높아졌다. 무엇이든 제도라는 건 동력을 가져야 한다. 폐식용유는 현금 지원이었다. 스티로폼 등도 그렇게 하지 않으면 피할 수 없는 국면을 맞이해야 할 것이다. 세금이 잘 쓰이는 좋은 예가 될 수 있다. 스티로폼 등의 사용량을 줄이고 재사용 가능한 대체품을 찾아야 하고, 그 구매에 세금을 지원하면 활용률이 최대로 높아진다. 스티로폼 알갱이가 바다로 가고, 그것을 먹은 생선으로 만든 찌개를 먹고 싶은 사람은 없을 테니까.

  • AD
  • AD
  • AD

연재 레터를 구독하시려면 뉴스레터 수신 동의가 필요합니다. 동의하시겠어요?

경향신문에서 제공하는 뉴스레터, 구독 콘텐츠 서비스(연재, 이슈, 기자 신규 기사 알림 등)를 메일로 추천 및 안내 받을수 있습니다. 원하지 않는 경우 [마이페이지 〉 개인정보수정] 에서 언제든 동의를 철회할 수 있습니다.

레터 구독을 취소하시겠어요?

뉴스레터 수신 동의

경향신문에서 제공하는 뉴스레터, 구독 서비스를 메일로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원하지 않는 경우 [마이페이지 > 개인정보수정] 에서 언제든 동의를 철회할 수 있습니다.

※ 동의를 거부하실 경우 경향신문의 뉴스레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지만 회원가입에는 지장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 1이메일 인증
  • 2인증메일 발송

안녕하세요.

연재 레터 등록을 위해 회원님의 이메일 주소 인증이 필요합니다.

회원가입시 등록한 이메일 주소입니다. 이메일 주소 변경은 마이페이지에서 가능합니다.
이메일 주소는 회원님 본인의 이메일 주소를 입력합니다. 이메일 주소를 잘못 입력하신 경우, 인증번호가 포함된 메일이 발송되지 않습니다.
뉴스레터 수신 동의
닫기

경향신문에서 제공하는 뉴스레터, 구독 서비스를 메일로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원하지 않는 경우 [마이페이지 > 개인정보수정] 에서 언제든 동의를 철회할 수 있습니다.

※ 동의를 거부하실 경우 경향신문의 뉴스레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지만 회원가입에는 지장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 1이메일 인증
  • 2인증메일 발송

로 인증메일을 발송했습니다. 아래 확인 버튼을 누르면 연재 레터 구독이 완료됩니다.

연재 레터 구독은 로그인 후 이용 가능합니다.
경향신문 홈으로 이동
뉴스레터 구독
닫기

전체 동의는 선택 항목에 대한 동의를 포함하고 있으며, 선택 항목에 대해 동의를 거부해도 서비스 이용이 가능합니다.

보기

개인정보 이용 목적- 뉴스레터 발송 및 CS처리, 공지 안내 등

개인정보 수집 항목- 이메일 주소, 닉네임

개인정보 보유 및 이용기간- 원칙적으로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목적이 달성된 후에 해당정보를 지체없이 파기합니다. 단, 관계법령의 규정에 의하여 보존할 필요가 있는 경우 일정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관할 수 있습니다.
그 밖의 사항은 경향신문 개인정보취급방침을 준수합니다.

보기

경향신문의 새 서비스 소개, 프로모션 이벤트 등을 놓치지 않으시려면 '광고 동의'를 눌러 주세요.

여러분의 관심으로 뉴스레터가 성장하면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등의 매체처럼 좋은 광고가 삽입될 수 있는데요. 이를 위한 '사전 동의'를 받는 것입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광고만 메일로 나가는 일은 '결코' 없습니다.)

뉴스레터 구독
닫기

닫기
닫기

뉴스레터 구독이 완료되었습니다.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
닫기

개인정보 이용 목적- 뉴스레터 발송 및 CS처리, 공지 안내 등

개인정보 수집 항목- 이메일 주소, 닉네임

개인정보 보유 및 이용기간- 원칙적으로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목적이 달성된 후에 해당정보를 지체없이 파기합니다. 단, 관계법령의 규정에 의하여 보존할 필요가 있는 경우 일정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관할 수 있습니다.
그 밖의 사항은 경향신문 개인정보취급방침을 준수합니다.

닫기
광고성 정보 수신 동의
닫기

경향신문의 새 서비스 소개, 프로모션 이벤트 등을 놓치지 않으시려면 '광고 동의'를 눌러 주세요.

여러분의 관심으로 뉴스레터가 성장하면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등의 매체처럼 좋은 광고가 삽입될 수 있는데요. 이를 위한 '사전 동의'를 받는 것입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광고만 메일로 나가는 일은 '결코' 없습니다.)

닫기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