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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개질, 천사트럭…산불 위기 호주를 돕는 방법

입력 2020.01.07 15:01

수정 2020.01.07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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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퀸즐랜드주 리젠트파크 지역 내 한 건물에 동물 구호에 쓰이는 공예품들이 건조대에 널려 있다. 리젠트파크|로이터연합뉴스

호주 퀸즐랜드주 리젠트파크 지역 내 한 건물에 동물 구호에 쓰이는 공예품들이 건조대에 널려 있다. 리젠트파크|로이터연합뉴스

호주 남동부 지역 산불로 동물들은 터전을 잃고 몸에 화상을 입은 채 고통받고 있다. 불에 그을린 코알라의 작은 발을 봤을 때, 엄마를 잃은 아기 캥거루를 봤을 때, 사람들은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비록 한땀 바느질이지만, 동물들을 돕기 위해 나선 이들이 있다. 코알라 장갑, 고양이 이불, 캥거루 주머니, 포섬(다람쥐의 일종) 박스, 새 둥지…. 동물구호공예조합을 통해 세계 각지에서 직물 기부가 이어지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6일 보도했다.

동물구호공예조합 페이스북 메인 사진

동물구호공예조합 페이스북 메인 사진

약 8개월 전 만들어진 동물구호공예조합은 야생동물 구호단체들이 필요로 하는 구호물품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 9월 호주에서 산불이 발생한 후 회원 수도, 기부도 크게 늘었다. 미국, 뉴질랜드, 홍콩, 프랑스, 독일 등 각지에서 뜨개질이나 퀼트로 동물 구호품을 손수 제작해 기부하는 것이다. 조합의 창립 멤버인 벨린다 오렐라나는 “최근 (기부하겠다는) 반응은 정말 놀라웠다”고 했다. 7일 현재 조합 페이스북에는 10만5000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다. 뉴질랜드에 살고 있는 라라 맥케이는 고양이가 쉴 수 있는 천 주머니를 만들었다. 맥케이는 “가능한 한 많이 만들 것이고, 직물 판매점을 돌면서 천을 기부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고 했다. 캥거루 주머니 4개째를 만들고 있는 싱가포르의 레슬리 콕은 “필요한 만큼 계속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호주 산불로 야생동물과 반려동물 5억 마리 이상이 피해를 당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오렐라나는 “기부가 많아졌지만 산불 피해가 심해 더 많은 구호품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호주 산불로 피해를 입은 동물들에게 보내기 위해 뉴질랜드의 한 기부자가 만든 고양이 주머니|로이터연합뉴스

호주 산불로 피해를 입은 동물들에게 보내기 위해 뉴질랜드의 한 기부자가 만든 고양이 주머니|로이터연합뉴스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 메림불라 지역에서 산불이 지나간 들판 인근에서 캥거루들이 먹이를 찾고 있다. 메림불라|AFP연합뉴스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 메림불라 지역에서 산불이 지나간 들판 인근에서 캥거루들이 먹이를 찾고 있다. 메림불라|AFP연합뉴스

산불로부터 지역사회를 지키기 위한 시민들의 노력도 주목을 받고 있다. 산불 방어에 나선 소방관 3000여명 중 90%는 무급 자원봉사자들로 알려졌다. 지역사회가 함께 산불과 같은 재난에 대응한다는 취지에서 전업을 두고 산불 현장으로 나간다는 것이다. 6일 토니 애벗 전 총리가 뉴사우스웨일스(NSW)주에서 화재 진압팀으로 활동하는 영상이 공개되기도 했다. 지난 5일엔 자원봉사자들이 운전하는 150대의 구호 차량이 산불 피해지역인 빅토리아주 이스트 깁스랜드로 향했다. 호주 ABC방송은 ‘천사부대 트럭’이라고 소개했다. 트럭에는 농촌 지역인 이스트 깁스랜드 주민들을 위해 식료품이나 세면도구부터 가축 사료와 건초더미까지 실려 있었다. 이 지역에서 농장을 운영 중인 러셀 포스터는 트럭을 몰고온 이웃들을 보고 “마음이 너그러운 사람들”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호주 빅토리아주 베언즈데일에서 지난 5일(현지시간) ‘천사부대 트럭’들이 건초더미를 싣고 산불 피해 지역 이스트 깁스랜드로 향하고 있다. 베언즈데일|로이터연합뉴스

호주 빅토리아주 베언즈데일에서 지난 5일(현지시간) ‘천사부대 트럭’들이 건초더미를 싣고 산불 피해 지역 이스트 깁스랜드로 향하고 있다. 베언즈데일|로이터연합뉴스

니콜 키드먼, 크리스 햄스워스 등 호주 출신 할리우드 배우들이 호주 산불 진압을 위해 수억원을 기부했다. 러셀 크로우는 호주 산불로부터 집과 가족을 지키기 위해 6일 골든글로브상 시상식에 불참했다. 앞서 그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호주 산불 소식을 전하며 관심을 부탁했다.

주변국들의 지원도 이어지고 있다. 뉴질랜드에선 앞서 파견한 157명의 소방대원 외에 공군 헬리콥터 3대와 전투공병 2개 소대 및 지휘부를 호주로 파견하기로 했다고 5일 밝혔다.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는 페이스북에 “뉴질랜드는 이밖에도 호주를 도울 다른 많은 방법이 있다. 호주와 빈번하게 논의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제임스 마라페 파푸아뉴기니 총리도 “호주는 파푸아뉴기니의 가장 가까운 이웃으로 파푸아뉴기니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 언제나 가장 먼저 도움을 줬다. 이제 우리가 엄청난 산불이라는 비극에 처한 호주를 도울 때”라고 했다. 파푸아뉴기니는 군인과 소방관 1000명을 호주에 파견할 준비를 마쳤다.

호주 남동부에서 두 달째 이어지고 있는 대규모 산불 사태로 최소 24명이 사망하고 집 2000채가 불타 없어졌다. 지난 12주간 산불이 거쳐 간 지역은 서울 면적의 약 100배인 6만㎢에 달하며, 이 기간 발생한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호주 연간 평균 배출량의 3분의 2에 육박한다. 6일 dpa통신에 따르면 NSW주에서 방화 등 산불 관련 범죄로 180여명이 법적 처분을 받았다. ‘발화 전면 금지’ 조치를 어기고 음식 조리 등을 위해 불을 피운 이들도 기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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