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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북·미 교착 속 현실적 방안 절실”…다시 전면에 나설 뜻 밝혀

입력 2020.01.07 22:28

수정 2020.01.07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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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신년사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청와대 본관에서 2020년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남북 협력을 더욱 증진시켜 나갈 현실적인 방안을 모색할 필요성이 더욱 절실해졌다”고 말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사진 크게보기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청와대 본관에서 2020년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남북 협력을 더욱 증진시켜 나갈 현실적인 방안을 모색할 필요성이 더욱 절실해졌다”고 말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남북 접경지역 협력 확대
DMZ 세계유산 공동 등재
도쿄 올림픽 단일팀 구성 등
당장 가능한 방안 북에 제안

문재인 대통령이 7일 비무장지대(DMZ)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공동 등재 등 5가지를 북측에 공식 제안하며 남북 협력 확대 시도에 시동을 걸었다. 대북 제재가 유지되는 상황에서도 실행할 수 있는 방안을 주로 담았다. 당장 실행 가능한 것부터 시작해 남북 협력 확대의 물꼬를 트자는 취지다.

문 대통령은 2018년 남북관계 개선으로 북·미 협상을 견인한 뒤 북·미에 주도권을 양보하며 ‘조연’을 자처했다. 하지만 북·미 대화가 접점을 찾지 못하면서 북·미 협상 진전을 통한 남북 협력 확대 구상이 벽에 부닥치자 남북관계와 북·미관계의 분리를 선언하며 다시 전면에 나설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신년사에서 남북 협력 확대와 북·미 대화의 병행을 제시했다. 그는 “북·미 대화의 동력은 계속 이어져야 한다. 우리 정부도 북·미 대화의 촉진을 위해 할 수 있는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강조점은 남북 협력 확대에 찍혔다. 문 대통령은 “북·미 대화의 교착 속에서 남북관계의 후퇴까지 염려되는 지금 남북 협력을 더욱 증진시켜나갈 현실적인 방안을 모색할 필요성이 더욱 절실해졌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북·미 협상 보폭에 남북 협력의 속도를 맞추려던 기존 접근법에 한계가 있었음을 인정하면서 남북관계를 북·미관계에 종속시키지 않겠다는 뜻을 시사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남북 접경지역 협력, 스포츠 교류, 남북 철도·도로 연결, DMZ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공동 등재,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 기념행사 등을 제안했다. ‘접경지역 협력’은 접경지역 수해와 강원도 산불 등에 대한 공동 대응을 뜻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말 당 전원회의에서 제기한 “자연재해에 대응하기 위한 국가적 위기관리체계를 정연하게 세울 데 대한 문제들”과도 닿아 있다.

문 대통령은 스포츠 교류 방안으로 2032년 올림픽 공동 개최, 도쿄 올림픽 단일팀 구성 및 공동 입장, 올해 한국에서 열리는 제1회 동아시아 역도선수권대회와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북한팀 참가 등을 제시했다. 정부는 유도와 여자농구 종목의 경우 도쿄 올림픽에서 남북 단일팀 구성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남북 접경지역 협력, 스포츠 교류, DMZ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공동 등재,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 기념행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에 저촉되지 않는다. 남북 당국이 의지만 있으면 당장이라도 실행할 수 있다.

북한 반응이 관건이다. 그동안 북측은 한·미 훈련이나 한국의 첨단무기 도입 등을 주로 비판해왔다. 그에 대한 전향적인 입장 표명이 없는 이번 제안에 북측이 호응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도로 연결, 대북 제재 걸려
개성공단은 미국서 반대

남북 철도·도로 연결은 당장은 대북 제재 때문에 힘들다. 다만 중국과 러시아가 남북 철도·도로 연결사업은 대북 제재에서 제외하는 내용 등을 담은 결의안을 유엔 안보리에 제출한 상태다. 청와대가 최근 중·러 결의안에 긍정적 입장을 밝힌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재개를 위한 노력도 계속해갈 것”이라고 했지만 이 역시 미국이 반대 입장을 고수하는 한 불가능하다. 문 대통령의 남북 협력 확대 시도가 한·미관계에 마찰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문 대통령은 “나는 거듭 만나고 끊임없이 대화할 용의가 있다”며 “김정은 위원장의 답방을 위한 여건이 하루빨리 갖춰질 수 있도록 남과 북이 함께 노력해 나가길 바란다”고 했다. 김 위원장의 답방을 포함한 4차 남북정상회담을 우회적으로 제안한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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