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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클로 불매운동 큰 타격 없어 실망?…보이는 숫자보다 보이지 않는 의식 변화 큰 의미

  • 박동흠 | 회계사
[박동흠의 생활 속 회계이야기]유니클로 불매운동 큰 타격 없어 실망?…보이는 숫자보다 보이지 않는 의식 변화 큰 의미

일본의 수출규제에 맞서 우리 국민들이 불매운동을 했던 대표적인 기업 에프알엘코리아의 감사보고서가 지난해 12월26일에 공시되었다. 에프알엘코리아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패션 브랜드 유니클로 의류를 판매하는 회사로 일본의 패스트리테일링이 51%, 롯데쇼핑이 49%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이 회사는 매년 12월 초까지 감사보고서를 공시했는데 이번에는 예외적으로 3주일이나 지체했다. 재무제표 정보 이용자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불매운동 타깃이 되었던 회사이기 때문에 악화된 실적을 최대한 늦게 보여주고 싶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에프알엘코리아의 재무제표에 따르면 매출액은 전기 대비 큰 변동 없이 1조3781억원을 달성했다고 한다. 영업이익은 전기 대비 약 15% 감소해서 1994억원을 기록했다. 불매운동에 동참했던 국민 입장에서 힘이 빠질 것이다. 그러나 회사의 회계기간이 2018년 9월1일부터 2019년 8월31일인 점을 고려하면 반드시 실망스럽다고 보기는 어렵다. 7월부터 불매운동이 시작되었기 때문에 12개월 중 회사 실적에 악영향을 미친 기간은 불과 2개월뿐이다.

그리고 실제 재무제표를 분석해 보면 불매운동 이후 회사의 매출액이 큰 폭으로 줄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회사의 매출액은 최근 4년간 연평균 7%씩 꾸준히 성장했다. 이 추세를 불매운동이 꺾어버린 것이다. 계속 성장했다면 당기 매출액은 공시된 숫자보다 약 1000억원 이상은 더 늘었을 것이다.

또한 회사의 연말 매출채권 잔액이 겨우 156억원에 불과한 점도 주목해야 한다. 매 회계기간 말 매출채권 잔액은 340억원 수준으로 일정했는데 갑자기 큰 폭으로 줄었다. 매출채권은 고객에게 외상으로 물건을 판매한 후 회사가 받아야 하는 외상매출금을 의미한다. 많은 고객들이 신용카드로 구매하므로 회계기간 말의 매출채권 잔액은 일정 수준 이상이 나올 수밖에 없다. 단, 신용카드 대금이 회사에 통상 3일 전후로 입금되므로 매출액 규모 대비 매출채권 잔액이 큰 편은 아니다. 예를 들어 회사가 고객에게 신용카드로 판매한 후 3일 뒤에 대금이 입금된다고 가정하면 매출채권 잔액은 회계기간 말 3일치의 외상 매출액으로 추정할 수 있다. 즉 본격적인 불매운동이 이루어지던 지난해 8월의 매출액은 평년 대비 반 이상 줄었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회사는 불매운동 상황에 대하여 크게 개의치 않는 것 같다. 당기 재무제표에 가장 큰 변화로 예상한 부분은 매출액보다는 재고자산이었다. 왜냐하면 불매운동으로 인해 재고자산인 의류의 적체가 오기 때문에 회사는 유행이 지나서 안 팔릴 옷들에 대하여 큰 금액의 손실을 인식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회사는 재고자산 3008억원 중 22억원치만 손실 처리했다. 예년 대비 크게 늘어나지 않았다. 불매운동 상황이지만 회사는 의류를 정상적으로 판매하는 데 무리가 없다고 본 것 같다.

사실 우리의 불매운동이 일본 기업에 큰 타격을 주기는 어렵다. 유니클로 최대주주인 패스트리테일링의 사업보고서를 보면 일본과 다른 국가에 대한 매출액 규모가 압도적으로 크고 우리나라에 대한 판매 비중은 매우 작은 편이다.

불매운동의 가장 큰 성과는 우리가 값싸고 질 좋은 국산제품을 놔두고 너무 일본제품에 의존한 것은 아닌지 뒤돌아보는 계기가 되었고 산업 전반적으로 우리의 기술력이 전혀 일본에 밀리지 않았음을 확인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숫자에 너무 얽매여서 실망하는 것보다 인식의 변화가 왔다는 것에 의의를 두는 게 맞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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