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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파병’과 다르다지만…‘후폭풍’은 다르지 않다

입력 2020.01.22 21:48

수정 2020.01.22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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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민 보호·원유 수송’ 명분 있지만 중동 정세 더 악화 가능성

대북 정책 ‘미 협조 기대’ 놓고도 “트럼프가 안 봐줄 것” 반론

정부가 청해부대를 호르무즈해협에 독자 파병하겠다고 발표한 뒤 파병으로 인한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부는 국민 보호 등을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교민의 안전 등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국방부는 지난 21일 파병 방안을 발표하면서 중동 지역에 있는 국민의 안전과 선박 보호, 안정적 원유 수급 등을 근거로 제시했다. 중동 지역에 약 2만5000명의 교민이 거주하는 점과 호르무즈해협 일대가 한국 원유 수송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점 등을 강조하며 “유사시 우리 군의 신속한 대응이 요구되고 있다”고 밝혔다.

국방부의 설명처럼 이번 호르무즈해협 파병은 우리 국민과 선박 보호라는 명분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청해부대의 작전 구역을 확장한 것으로 추가 파병이 아니라는 주장도 나온다.

정부는 또 청해부대가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해양안보구상(IMSC·호위연합체)에 참여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활동한다”고 강조한다. 이란과의 관계를 고려한 절충안이라는 게 대체적인 평가이다.

이 때문에 이번 파병은 2003년 이라크 파병과는 결이 다르다는 주장이 나온다. 당시 미국의 이라크 침공은 ‘명분 없는 전쟁’이라는 비난을 받았다. 또 파병부대는 자국민 보호보다는 현지 재건과 복구 등의 임무를 했다. 또 당시 미국은 한국이 거부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하게 파병을 요구했다는 전언이다.

그러나 이번 파병도 결국 이란과 대결 상태인 미국의 요구를 수용하는 모양새가 됐다. 미국의 대이란 압박 전략에 동참한 것으로 비칠 수 있는 것이다. 국방부는 또 “필요에 따라 IMSC와 협력할 수 있고, 청해부대 소속 장교 2명을 IMSC에 연락장교로 파견할 계획”이라고 밝혀 IMSC와 협력 작전을 펼칠 가능성도 있다. 또 청해부대는 과거 이라크 파병부대와 달리 전투부대이다.

이 때문에 청해부대 파병이 이란을 자극해 거꾸로 유사 상황을 촉발하는 불쏘시개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향후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더욱 심화된다면 청해부대는 물론 한국 교민과 선박이 공격 대상이 될 수도 있다. 이란이 미국 등의 압박에 대응하기 위해 호르무즈해협을 봉쇄한다면 ‘안정적 원유 수급’이라는 정부의 파병 목적도 무색해질 수 있다. 2004년 6월 이라크 무장세력은 한국의 파병 철회를 요구하며 김선일씨를 납치·살해한 전례도 있다.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는 22일 “미국과 대결 상태에 있는 이란과 중동 내 친이란 세력의 반한 감정을 자극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호르무즈 파병이 시급히 요구될 정도로 현지에서 우리 국민의 안전과 선박의 자유 항행이 위협받은 사례 자체가 없었다”며 “이는 파병 결정이 우리의 이익을 위협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정부가 이번 파병 결정을 통해 대북 정책 등에서 미국의 적극적인 공조를 기대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지만 쉽지 않을 것이란 반론도 있다.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에서 근무했던 정태인 전 국민경제비서관은 이날 페이스북에 “이란에 파병을 한다고 트럼프 대통령이 뭘 봐주지 않는다. 이것이 트럼프의 게임 방식”이라며 “(파병을) 제발 철회하라. 갑자기 뒤집는 게 멋쩍다면 국회의 동의를 구해서 철회하는 방식을 택하면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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