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가나 아크라 코토카 국제공항에서 보건당국 관계자들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차단을 위해 입국자 검사를 위한 비상근무를 서고 있다. 아크라|로이터연합뉴스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에서 유학 중인 우간다 대학생 토마스 칸지라(25)은 지난달 중순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에 대해 처음 접했다. 자신이 재학중인 장한대학이 며칠 후 폐쇄됐을 때부터 걱정이 커져갔다. 마스크와 장갑을 구비하고 손 씻기와 집안 소독을 열심히 하고 있지만, 상황은 ‘공포 영화’처럼 악화하고 있다. 그는 우한을 떠나고 싶다. 미국과 일본, 한국, 프랑스 등이 전세기를 동원해 우한에 있는 자국민을 태워나가는 것을 봤을 때 그는 “무력감과 버림받았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봉쇄조치가 내려진 우한에서 각국 정부가 나서지 않는 한, 외국인도 나갈 방법은 없다.
아프리카 유학생들은 신종 코로나 발병 후 중국 안에서 감염 위기에 놓여 있는 데다, 자국의 소극적인 대처에 심리적 불안감도 커졌다고 알자지라가 5일(현지시간) 전했다. 잠비아 대학생인 이실리야니 살리마는 “다른 나라 친구들이 대피하는 것을 보면서 우울함과 두려움에 휩싸였다”고 말했다. 모로코와 이집트 정도만 자국민을 대피시켰고 우간다·수단·잠비아·짐바브웨 등은 중국 당국의 조치를 따르라는 입장을 내놨다. 케냐는 자국민 송환 계획을 밝혔다가, 중국 당국의 봉쇄조치 해제 후로 시점을 미뤘다.
세네갈 수도 다카르에선 5일 우한에 있는 가족들을 탈출시켜 달라고 정부에 호소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가족 대표인 요로 바는 “우리 아이들은 조국에 의해 구조되는 최소한의 권리를 요구하고 있다”면서 눈물을 터뜨렸다. 마키 살 대통령은 지난 3일 “가난한 서아프리카 국가들이 큰 나라들과 비슷한 긴급 조치를 취할 수는 없다”면서 우한에서 국민들을 항공기로 철수시키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전세기를 동원한 자국민 송환도 어렵지만 의료진 및 시설도 부족하다는 것이다. 세네갈 국민의 약 40%는 하루 생활비가 1.9달러(약 2200원)에 불과하다.
아프리카 가나 아크라 코토카 국제공항에서 보건당국 관계자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차단을 위해 입국자의 체온을 확인하고 있다. 아크라|로이터연합뉴스
게다가 아프리카는 아직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없는 ‘청정지대’다. 다만 세계보건기구(WHO)는 중국과 교류가 많은 알제리·앙골라·에티오피아·가나 등 13개국을 요주의 국가로 보고 있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중국 내 아프리카 유학생은 8만여명, 우한에서만 약 5000명에 달한다. 이들이 귀국했을 경우 신종 코로나가 급속하게 번질 수 있다. 아프리카 국가들은 대체로 방역 시스템이 취약해 확진자가 나왔을 때 피해가 타지역보다 심각해질 것이란 우려가 크다. 아프리카 항공사들은 중국을 오가는 항공편들을 대부분 취소했다.
이 때문에 우한 등 중국 체류 아프리카인들의 본국 송환은 성사되기 힘든 상황이다. 우간다의 보건당국 관계자는 알자지라에 “바이러스에 대한 준비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자국민을 데려오는 것은 근시안적 조치”라고 했다. 다만 아프리카 일부 국가들이 경제적 협력을 바탕으로 한 우방국 중국의 눈치를 보는 것이라는 비판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