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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로 본 세상

입력 2020.02.06 20:52

수정 2020.02.06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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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움직임이 세계 전역에 회오리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이 ‘바이러스 효과’는 세상을 잇고 있는 연결의 밀도와 강도를 잘 보여준다. 신종 코로나의 빠르고 광범위한 확산은 세계를 촘촘히 이어주는 항공교통 때문이다. 바이러스 확산을 막으려고 하늘길을 통제하니 당장 관광산업이 주력인 지역들로 불똥이 튄다. 중국 자동차 부품 공장이 휴업을 하니 중국산 부품을 사용하는 국내 자동차 공장이 멈춰 서고, 협력업체들도 덩달아 피해를 본다. ‘세계의 공장’ 중국에서 가동을 멈추는 사업장이 많아지면 국제 분업으로 이어진 산업 분야의 피해는 커질 수밖에 없다.

[녹색세상]‘신종 코로나’로 본 세상

재난 상황에 필요한 기본 물품의 적절한 공급은 국가의 중요한 책무다. 신종 코로나 방역에 기본인 마스크는 전에는 쉽게 구할 수 있었지만 바이러스가 확산되자 품귀 현상이 일어나기도 한다. 1918년 최대 1억명의 목숨을 앗아간 스페인 독감처럼, 훨씬 더 힘센 바이러스가 장기간 창궐하여 철저하고 장기적인 봉쇄와 차단이 벌어지면 어떻게 될까? 아마도 처음에는 지금처럼 마스크 같은 방역 물품이 중요하겠지만 시간이 갈수록 식량의 중요성이 더 커질 것이다. 원인을 불문하고, 장기간의 극단적인 단절과 고립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먹을거리가 아니겠는가. 그렇지만 우리나라 곡물자급률은 평균 23%로, 평균 자급률이 101.5%에 달하는 세계에서 최하위 수준이다. 식량자급률은 자급률 100%에 이르는 쌀을 포함해도 46.7%에 불과하다. 식량 측면에서 우리나라의 재난 대비는 ‘0’의 수준에 가깝다.

항공교통처럼 차단과 단절이 가능한 연결이 있는가 하면, 그렇게 할 수 없는 것도 있다. 기후가 그렇다. 모든 생명체는 기후 속에 있고 그렇게 서로 연결되어 있다. 그래서 기후의 변화는 세상의 모든 존재에 영향을 미친다. 기후변화는 ‘되먹임’을 통해 자신의 영향을 증폭하고 변형한다. 기후가 되돌릴 수 없는 지점을 지나 ‘붕괴’되기 시작하면, 붕괴의 결과를 어느 한 지역 내에 차단할 대책은 전혀 없다. 우리가 지금 해야 하고 할 수 있는 것은 기후가 ‘이탈’하기 전에 탄소 배출을 가능한 한 속히 줄여 지구의 평균 기온 상승을 1.5도로 막는 것이다. 바다도 막을 수 없는 건 마찬가지다. 일본이 후쿠시마 핵발전소의 방사성 오염수를 태평양에 방류하는 것은 전 세계에 그 오염수를 뿌리는 것이다. 방사성 물질은 쉽게 없어지지 않고, 없어지지 않는 한 퍼져나가기 마련이다.

지금 가장 시급한 것은 물론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 사태를 종식시키는 일이다. 하지만 국내만의 사태 종결은 실제로는 의미도 없고, 가능하지도 않다. 진원지 중국에서 감염이 계속되는 한 우리는 고도의 방역 태세를 계속 유지해야 한다.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이웃이 낫지 않았으면 우리도 나은 것이 아니다. 국내에 필요한 안전 조치에 전력을 다하되, 외국 상황에도 적극적인 관심을 갖고 협력해야 하는 연유다. 세상에 완벽하게 자립적인 존재는 없다. 살기 위해 외부의 관계를 차단한다고 해도, 더 깊은 차원에서 우리는 외부에 있는 타자가 필요하다, 살기 위해. 타자를 혐오하고 배제하는 태도는 우리 자신의 생존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남의 문제는 결국 나의 문제고, 그래서 우리의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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