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비례대표 순번 1번인 류호정 후보(27)가 과거 자신이 했던 온라인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일명 LOL·롤) 대리게임’으로 도덕성 논란에 휘말렸다.
롤 게이머로 유명했던 류 후보는 대학 시절 e스포츠 동아리 회장직을 맡으며 활발히 활동했고, 게임회사에 취업해 노동조합을 만들려고 하다가 권고 사직을 당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조 선전홍보부장 등으로 활동했던 그는 2014년 자신의 게임 아이디를 다른 사람이 사용하도록 해서 부당하게 게임 실력을 부풀렸다는 의혹을 받았다.
당시 류 후보는 사과 입장문에서 “경각심이나 주의 없이 연인 및 주변인들에게 아이디를 공유해 주었음을 인정한다”며 “문제가 된 아이디를 파기하고 새로운 아이디를 만들어 정당한 방법으로 실력을 쌓겠다”고 말했다.
류 후보의 이 같은 전력은 그가 지난 6일 정의당 비례 경선에서 순번 1번으로 확정되면서 다시 불거졌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이자 프로게이머 출신인 황희두씨가 나서서 류 후보의 과거 논란을 문제 삼았다. 황 위원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글을 올려 “류 후보에 대한 인신공격과 조롱에는 결코 동의 못 하지만, ‘롤 대리 문제’는 상상을 초월하는 심각한 문제”라고 비판했다. 그는 “쉽게 비유하자면 ‘대리 시험’을 걸렸다고 보면 된다”며 “과연 ‘정의로운 사회’를 추구하는 정의당에서 1번으로 대표해서 나올 수 있는 인물인가”라고 직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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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이 계속되자 류 후보는 다시 사과와 해명을 내놨다. 류 후보는 이날 SNS에 “저의 부주의함과 경솔함을 철저히 반성한다”면서도 “금전 거래도, 어떠한 경제적 이익도, 대회에서의 반칙도 없었다”며 과도한 의혹 제기라고 반박했다. 또 “계정 공유 논란은 2014년 5월에 있었고, 해직된 두 번째 직장에는 2015년 1월에 입사했다”면서 해당 논란 때문에 퇴사를 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류 후보는 “당원, 시민선거인단 여러분의 선택으로 귀한 권한을 가졌다. 분에 넘치게 받은 관심과 응원 만큼, 아니 어쩌면 그보다 더 많은 오해와 비난에 직면하게 되리라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다”며 “사소한 실수도 용납되지 않는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험난한 진보정치의 길, 선배 정치인들처럼 신중히, 그러나 꼿꼿이 걷겠다”고 말했다.

정의당 비례대표 1번에 선출된 류호정 당 IT산업노동특별위원장(가운데)이 지난 8일 국회에서 열린 ‘21대 국회의원선거 정의당 비례대표후보 선출보고회’에서 심상정 대표(오른쪽), 윤소하 원내대표와 함께 선물받은 ‘노회찬의 진심’ 책과 장미꽃을 들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