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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속 불안·허위정보·살신성인…다시 봐도 코로나 상황과 ‘판박이’

주목받는 ‘바이러스 소설·영화’

전염병 소재 ‘페스트’ 다시 인기…‘눈먼 자들의 도시’ ‘28’에도 관심

지금 현실과 닮은 ‘컨테이젼’ 흥행…한국 영화 ‘감기’도 대형 재난 예견

‘코로나19’로 인한 고통스러운 나날이 이어지고 있다. 나날이 늘어가는 확진자 수로 인한 공포뿐만 아니라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불안함이 우리를 더 힘들게 한다. 공포와 불안을 이겨내는 힘은 ‘확신’이다. 언젠가는 이 모든 것이 과거의 일이 될 것이란 확신. 그러기 위해서는 공포의 실체를 알아야 한다.

최근 바이러스나 전염병을 다룬 콘텐츠가 인기를 모으는 것은 이와 무관하지 않다. 1947년 출간된 알베르 카뮈의 소설 <페스트>는 이달 초 베스트셀러 목록에 다시 올랐다. 2011년 개봉해 한국에서는 관객 22만명을 모으는 데 그쳤던 영화 <컨테이젼>은 이달 들어 인터넷(IP)TV 영화 순위에서 최신작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불안을 덜어주고 ‘자체 격리’의 지루함까지 이겨내도록 돕는 ‘바이러스 콘텐츠’들을 모아 소개한다.

작품 속 불안·허위정보·살신성인…다시 봐도 코로나 상황과 ‘판박이’

■ 전염병을 은유로 쓴 소설들

언제나 전염병은 소설가에게 흥미로운 소재다. 극한의 환경에 몰린 다양한 인간군상을 표현하기에는 전염병만 한 소재가 없다. 소설 속에서 전염병은 전쟁 등 또 다른 잔혹한 현실을 나타내기도 한다.

<페스트>는 프랑스 식민지였던 알제리 북부의 해안도시 오랑에서 페스트가 발생하면서 시작한다. 도시는 봉쇄되고 무방비로 노출된 사람들은 시시각각 다가오는 죽음의 공포와 싸운다. 작가 알베르 카뮈는 소설가이면서 기자였다. <페스트> 역시 장편소설이면서 실제 사건을 취재해 기록한 르포르타주 형식이다.

카뮈는 1941년부터 1년 반가량 오랑에서 지내며 <페스트>를 구상했다고 한다. 계엄령으로 도시가 폐쇄된 상황에서 소설 속 시민들은 모두가 서로에게 ‘페스트’가 된다. 카뮈는 서른네 살 때 페스트를 출간했고, 마흔네 살에 노벨 문학상(1957)을 받았다.

작품 속 불안·허위정보·살신성인…다시 봐도 코로나 상황과 ‘판박이’

<눈먼 자들의 도시> 역시 노벨 문학상을 수상(1998)한 포르투갈 작가 주제 사라마구의 대표작이다. 한국에서는 1998년 출간됐고 지난해 100쇄를 찍었다. 2008년에는 동명의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소설에 등장하는 전염병은 ‘실명(失明)’이다. 시간적·공간적 배경이 불분명한 가운데 정체를 알 수 없는 전염병으로 사람들이 시력을 잃어버리기 시작한다. 정부는 눈먼 사람들을 모아 이전에 정신병원으로 쓰이던 건물에 강제로 수용한다. 수용소 내부에서는 온갖 범죄가 벌어진다. 유일하게 눈이 멀지 않는 주인공은 눈먼 사람들 무리를 안내하고 보호한다.

작품 속 불안·허위정보·살신성인…다시 봐도 코로나 상황과 ‘판박이’

장르문학으로 일가를 이룬 정유정의 장편 <28>은 가상의 도시 ‘화양’에서 28일간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인구 29만의 도시에서 정체불명의 전염병이 발발한다. 빨간 눈을 하고 온몸에 피를 흘리던 남자를 구조한 119구조대원 기준은 자신도 빨간 눈 괴질의 보균자인지 모른다는 생각에 집에 돌아가지도 못한 채 아내와 딸을 화양시 밖으로 내보내려 한다. 그러나 화양시에서 발발한 전염병이 서울을 포함한 다른 곳으로 퍼져나가지 못하게 국가는 군대를 동원해 도시를 봉쇄한다.

■ 미래를 예견한 듯한 영화들

2011년 개봉한 영화 <컨테이젼(전염)>은 인수공통 전염병이 발생할 때마다 회자된다.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 때 화제가 됐고, 올해에도 다시 ‘소환’됐다.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이 높다. 영화 초반 등장했다가 충격적으로 사라지는 귀네스 팰트로를 비롯해 맷 데이먼, 마리옹 코티야르, 케이트 윈즐릿, 주드 로, 로렌스 피시번 등 쟁쟁한 배우들이 등장한다. 동물과의 접촉으로 시작되는 질병, 발달한 교통 때문에 순식간에 늘어나는 환자, 아비규환 속에서 이익을 챙기는 장사꾼과 언론, 헌신하는 의료진까지 지금 지켜보고 있는 코로나19 사태와 똑같은 이야기가 펼쳐진다. 무엇보다 영화를 보고 나면 ‘손을 자주 씻고’ 싶어지는 효과가 있다.

작품 속 불안·허위정보·살신성인…다시 봐도 코로나 상황과 ‘판박이’

<컨테이젼>에 16년 앞서 대규모 감염을 그린 영화가 있다. 1995년에 나온 <아웃브레이크(발생)>는 <컨테이젼>만큼 사실적이지는 않지만, 극적인 재미가 높다. 아프리카에서 발생한 치사율 100%의 출혈열이 원숭이를 통해 미국으로 건너오고 미국 전역에 비상사태가 발생한다. 영화 속에서 문제의 원숭이가 타고 오는 배가 한국 화물선 ‘태극호’로 설정돼 한국 개봉 당시 논란이 일기도 했다.

한국 영화로는 2013년 개봉한 <감기>가 미래를 예언했다. 한국으로 들어오는 컨테이너 속 외국인 밀항자에게서 시작된 호흡기 질환이 자동차를 타고 경기도 분당으로 향한다. 치사율 100%의 변종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원인이다. 정부는 군대를 동원해 도시를 폐쇄하고, 격리된 사람들은 폭동을 일으킨다.

어떠한 픽션도 가미되지 않은 진짜 바이러스 이야기를 보고 싶다면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다큐인 6부작 <판데믹: 인플루엔자와의 전쟁>이 제격이다. 1월22일 ‘때맞춰’ 공개된 <판데믹>은 ‘인플루엔자 대유행’을 막기 위해 분투하는 의료진과 전문가의 모습을 담았다. 그리고 ‘만능 백신’ 개발 가능성이란 희망까지 전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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