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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찾아온 선거의 계절

제21대 국회의원 선거가 한 달이 채 남지 않았다. 동네 어귀마다 커다란 후보 얼굴이 그려진 현수막이 나부끼고, 서로 다른 색깔의 옷을 입은 후보들이 출퇴근 길목에서 연신 손을 흔들며 고개를 숙인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예전처럼 북적거리는 느낌은 아니지만 그래도 선거철이 왔구나 싶다.

[시선]다시 찾아온 선거의 계절

아니다. 솔직히 이번 국회의원 선거처럼 깜깜이 선거는 처음이다. 얼마 전 우리 동네 온라인 마을 카페에는 출마 후보자가 누구인지 모르겠고, 후보자 정당이 어디인지 모르겠고, 후보자가 내건 공약이 무엇인지 모르겠고, 내가 투표한 한 표가 어떻게 계산되는지 모르겠다는 푸념의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다 맞는 말은 아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출마한 예비후보가 누구인지, 소속 정당이 어디인지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공직선거법에서 정한 국회의원 후보자 등록일은 선거일 전 20일이므로, 이번주 목요일(3월26일) 이후부터는 등록한 후보자의 주요 약력과 공약도 공개된다. 예비후보자의 경우 경력과 전과기록은 공개하지만 정책은 공개하지 않는 점이 아쉬운 부분이긴 하지만, 조금만 손가락 품을 팔면 관련 기사를 찾아볼 수 있다. 사실 스마트폰의 대중화와 IT의 발달로 과거 어느 때보다 유권자의 선거 정보에 대한 접근은 쉽고 간편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잘 모르겠다’는 유권자의 답답함도 충분히 이해된다. 그 마음을 좀 더 헤아려 보면, 후보자에 대한 정보나 정책을 잘 모르겠다는 단편적 불만이 아니라 ‘국회가 무엇을 하는 곳인지 모르겠다’는 보다 근본적인 물음이다. 국회라는 헌법기관의 역할에 대한 이해와 사회적 신뢰가 없는 것이다. 그동안 국회가 사회의 문제를 주도적이고 합리적으로 해결해 온 경험이 부족하다는 유권자의 냉정한 성적표이기도 하다.

지난 20대 국회만 돌아봐도 그렇다. 생각이 다른 주권자의 의사를 헤아려 상대편 입장을 존중하면서 논의하고 한 걸음씩 양보해 정치적 해결을 꾀하는 대의(代議)자가 아니라, 지지 세력의 입장에만 몰입하여 갈등을 극대화시키는 대전(對戰)자의 역할을 자처했다. 스스로 갈등을 해결하지 못했고, 극단의 대결은 수사기관 고소·고발이나 법원과 헌법재판소의 판단에 맡겨졌다.

사회의 변화를 주도하지도 못했다. 촛불을 들며 외쳤던 주권자의 요구는 국회에서 반 토막이 났다. 개혁에 저항하는 집단의 집요한 방해가 있었다지만, 집권당의 역량 부족의 책임도 크다. 전문성보다는 명망가 중심의 국회의원 구성은 다양한 개혁과제를 실력을 바탕으로, 꼼꼼하게 추진하지 못하는 한계를 드러냈다. 세계적으로 여성과 청년의 사회적 목소리가 커져가고 있고, 한국에 체류하는 외국인주민의 숫자가 300만명에 가까워가고 있지만, 이들의 목소리는 여전히 국회에서 찾아보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거의 계절은 다시 돌아왔다. 코로나19 사태로 우리가 한 공동체에서 연결되어 있음을 절실하게 체험하는 요즈음이다. 변화는 결국 유권자의 선택에서 시작된다. 사회적으로 거리를 두고 몸은 집 안에 머물더라도 공동체의 미래를 위한 유권자로서의 관심은 가까이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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