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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 꿔주기’ 민주당, 비례의원 3명 제명… “통합당과 다를 게 뭐냐”

입력 2020.03.25 17:06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25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회의장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25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회의장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25일 의원총회를 열고 심기준·정은혜·제윤경 등 비례대표 의원 3명을 제명했다. 더불어시민당으로 ‘의원 꿔주기’를 위한 준비작업이다. 신창현·이규희·이종걸·이훈 등 지역구 의원 4명도 탈당계를 제출하고 더시민으로 이적할 계획이다.

박찬대 원내대변인은 이날 의총 후 브리핑에서 “재적 의원 128명 중 69명이 참석해, 당사자를 제외한 전원 찬성으로 비례의원 제명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취재진이 제명 사유를 묻자 박 원내대변인은 “기자님이 잘 아실 것”이라면서 “비례연합정당 창당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전날 불출마 의원들을 당사로 불러 당 지도부가 면담하는 등 더시민 이적을 위한 설득전을 벌여왔다. 지난 16~17일에는 이해찬 대표가 연이틀 불출마 의원들과 오찬하며 이적을 종용하기도 했다.

민주당이 더시민을 사실상 ‘위성정당’으로 만든데 이어 ‘의원 꿔주기’까지 감행하면서 미래한국당을 만든 미래통합당과 다를 것이 없다는 비판이 나온다. 그간 민주당은 미래한국당을 두고 ‘위장정당’ ‘유령정당’ 등으로 비판해왔다.

박 원내대변인은 ‘통합당과 다를 것이 있느냐’는 질문에 “국민 눈에는 비슷하지 않겠나”라면서 “총선 승리를 위해 불가피한 결정을 했다고 보면 된다”고 답했다. 이적 당사자 중 한 사람인 제윤경 의원은 의총 후 “그간의 과정을 겸허하게 반성하고 수용하겠다”면서 “이낙연 전 총리가 민망하다고 표현했듯, 비판의 목소리를 부인하거나 부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제 의원은 이어 “어쩔 수 없는 현실의 벽에서 최선이 아니면 차선, 경우에 따라 차악을 선택해야 하는 불가피성을 봐달라”고 말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정당투표 순번 싸움과 열린민주당 견제를 위해 최대한 많은 현역의원을 더시민으로 보낸다는 계획이었지만 결국 7명으로 그쳤다. 불출마, 경선 탈락 등으로 21대 총선에 나서지 못하는 의원이 37명인 것에 비하면 7명은 미미한 숫자다.

‘의원 꿔주기’ 작업를 두고 그간 당내에서는 ‘원칙도 명분도 없다’는 비판이 나왔다. 지도부의 태도에 대한 불만도 이어졌다. 이적 권유를 받았던 한 다선의원은 “지도부가 마지막 자존심까지 무너뜨리려 했다”고 말했다. 또다른 의원은 “비례연합정당 선택을 처음에는 당원들에게 미루더니 이제는 의원들에게도 책임을 전가한다”면서 “지도부가 서로 불편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원혜영 공천관리위원장이나 최운열 선거관리위원장 등 선거 관련 당직을 맡은 의원들에게까지 이적 요청을 한 것을 두고는 “의원 확보에 급급해 최소한의 모양새도 갖추지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미운털 솎아내기’라는 평가 속에 경선 탈락한 금태섭 의원을 전날 당사로 불러 이적 의사를 물은 것에 대해서도 뒷말이 나온다.

더시민 이적을 받아들인 의원들도 심경이 편치 않다. 한 의원은 이날 “밀어내는데 별 수 있나”는 말로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또다른 의원은 “흔쾌한 마음으로 제안을 받아들인 사람은 없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의총에서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고통 분담 차원에서 소속 의원들의 4~5월 세비 50%를 성금으로 기부하기로 했다. 활동비는 제외했다. 박 원내대변인은 “전체 급여 3분의2 이상이 수당 이름으로 지급되고, 활동비는 3분의1 미만인데, 수당 50%를 4~5월 성금으로 기부할 것”이라면서 “자발적이고 개별적인 동의를 얻어 기부하는 것으로 했다”고 밝혔다. 입법·특별활동비를 제외하고, 국회의원 한달 평균 수당은 875만원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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