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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라파고스도 뚫은 코로나

입력 2020.03.25 20:51

수정 2020.03.25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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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메리카 에콰도르에서 태평양 쪽으로 약 1000㎞ 떨어진 곳에 19개의 섬들이 모여 있다. 갈라파고스 제도(Galapagos Islands)다. 1535년 파나마 주교 토마스 데 베를랑가라는 인물이 페루로 가던 중 표류하다 처음 발견했다. 갈라파고스란 이름은 스페인어로 안장을 뜻하는 ‘갈라파고’에서 유래했다. 말안장 모양의 등딱지를 가진 거북이들이 많아서 붙여졌다. 수백만년간 외부와 차단된 무인도였던 갈라파고스는 고유종들이 넘쳐나는 거대한 자연사 박물관이었다. 찰스 다윈은 1835년 탐험선 비글호를 타고 갈라파고스를 찾아 생물들을 관찰한 후 진화론의 기원이 되는 <종의 기원>을 펴냈다.

갈라파고스는 ‘고립’의 상징으로 통한다. 갈라파고스 증후군(Galapagos syndrome)이란 표현이 대표적 사례다. 국제 표준을 거부하고 독자 노선을 고집하다 세계시장에서 고립되는 현상을 말한다. 뉴욕타임스는 2009년 일본 소니의 휴대폰 사업 부진을 갈라파고스 증후군이라고 보도했다. 이 표현은 미국의 자동차 산업이 처한 상황을 비유할 때도 쓰인다. 국내 보수세력은 문재인 정부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파기 결정 등 외교안보 정책이 고립을 자초할 것이라며 갈라파고스 증후군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거북이의 섬이었던 갈라파고스도 이제는 인간이 초래하는 재난에서 자유롭지 못한 신세가 됐다. 유명 관광지가 되면서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진 탓이다. 2017년 중국 어선은 갈라파고스 인근 해역에서 상어 6000여마리 등 희귀 어류 300t을 불법 조업했다가 에콰도르 당국에 적발됐다. 2018년에는 세계에서 가장 큰 거북이인 자이언트 거북이 123마리가 한꺼번에 도난당해 이슈가 되기도 했다. 대륙으로부터 매년 해변으로 밀려오는 플라스틱 쓰레기도 수십t이 넘는다. 코로나19도 갈라파고스를 비켜가지 않았다. 갈라파고스 산타크루스섬과 산크리스토발섬에서 4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확인됐다고 에콰도르 언론이 보도했다. 확진자들은 남미 대륙 에콰도르에서 최근 섬으로 들어왔다. 섬 출입 통제도 바이러스의 침투를 막지는 못했다. 이제 남은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유행) 청정지역은 어디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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