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대표가 지난 1일 국회 정론관에서 현안 관련 기자회견을 위해 입장하며 마스크를 벗고 있다. | 연합뉴스
민생당 공천관리위원회가 26일 손학규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을 비례대표 2번에 배치하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손 위원장이 이번 선거에서 ‘백의종군’ 할 것으로 예상했던 일부 당 관계자들은 ‘노욕’이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애초부터 비례대표 의원 욕심이 있으면서 비판을 피하려 했던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민생당 핵심 관계자는 이날 “당이 손 위원장을 비례 2번에 배치하려는 것으로 안다”며 “비례 1번은 외부영입 인사인 정혜선 가톨릭대 교수가 유력하며 3번은 김정화 민생당 공동대표가 될 가능성이 높은 상태”라고 밝혔다.
이같은 방침이 당내에 알려지자 당원들 사이에선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당 대표급이면서 험지를 피하고 비례대표 출마를 노리는 것은 ‘욕심’이라는 지적이다.
앞서 손 위원장이 비례대표 신청을 한 사실이 언론에 알려지자 손 위원장 측은 이를 극구 부인했다. 당시 손 전 대표는 당초 서울 종로 출마설이 돌았으나, 여론조사 결과 등을 고려해 비례대표 후보 출마로 방향을 바꾼 것으로 전해졌다. 당내에서는 “손 위원장이 이번 선거에서 백의종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는 언급도 나왔다. 일부 언론사들은 지난 23일 밤 손 대표의 비례 신청을 확인 후 기사화했으나 민생당 공보실과 관계자들은 “비례 접수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혀 기사를 삭제하는 소동도 벌였다.
하지만 그 뒤 공관위 측은 당의 간판 인물을 전면에 내세우는 전략이라며 손 위원장에 비례 후보 신청을 요청했다. 그 뒤 비례 2번 배치까지 성사되자 당 일각에서는 “외부 비판을 피하려 신청하는 모양새만 바꾼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민생당은 비례 1번에 의료관계자인 정혜선 교수를 배치해 ‘코로나19’ 공천의 모양새를 잡았다. 다만 당내 일각에선 “비례 1번을 외부인사에게 준 것도 손 위원장 공천에 대한 비판을 피하기 위해서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손 전 대표는 14·15·16·18대 국회의원을 지낸 바 있다. 비례대표 후보 신청은 이번이 처음이다
민생당은 이날 비례 후보 순번을 결정하기 위한 선거인단 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그 뒤에도 최고위원회 의결이 남아있어 당 관계자들은 최종 순번이 어떻게 결정될지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일부 인사들은 “손 위원장의 비례 2번이 굳어진다면 탈당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