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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보조금 농단

입력 2020.03.31 20:50

수정 2020.03.31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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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제도든 빈틈이 있기 마련이고 그 틈을 파고들어 이익을 챙기려는 부류도 늘 있다. 이번 총선에서는 우여곡절 끝에 개정된 선거제도의 허점을 노린 편법과 꼼수 경연이 펼쳐지고 있다. 양당제 한계를 극복하고 소수정당의 원내 진출을 돕기 위한 선거법 개정의 취지가 비례대표용 위성정당 등장으로 빛이 바랜 것은 시작일 뿐이다. 의원 꿔주기에 이어 선거공영제를 위한 선거보조금 제도의 존재 이유를 회의하게 만드는 선거보조금 농단(壟斷)까지 벌어지고 있다.

정부는 대선과 총선, 지방선거 때마다 후보자를 낸 정당에 선거보조금을 지급한다. 직전 선거 유권자 총수에 물가상승을 반영한 계상단가(올해 1047원)를 곱해 총액을 산정하고 정해진 원칙에 따라 배분한다. 올 총선에선 12개 정당에 440억7000여만원이 지급됐다. 지금까지 선거보조금 논란은 주로 ‘먹튀’가 문제였다. 2012년 대선에선 통합진보당 이정희 후보가 27억원의 선거보조금을 받은 후 선거 3일 전에 사퇴하면서 먹튀 논란이 불거졌다. 2014년 6·4 지방선거 때도 32억원의 보조금을 받은 통진당이 후보 단일화를 위해 광역단체장 후보 3명을 사퇴시키자 비난이 쏟아졌다. 먹튀방지법 제안도 나왔지만 입법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비례대표용 위성정당이 의원 꿔주기로 선거보조금 논란에 또다시 불을 댕겼다. 미래통합당의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은 선거보조금 지급 전날인 지난 29일 모정당에서 3명의 의원을 더 꿔와 원내 교섭단체 기준인 20석을 채웠다. 오직 선거보조금 55억원을 더 받기 위한 꼼수였다. 시민사회에선 정당 민주주의에 반하는 위성정당에 대한 보조금 지급은 위헌이란 주장까지 나오고 있지만 막상 위성정당들은 귀를 막은 채 잇속 챙기기에 바쁘다. ‘축지법’에 ‘공중부양’ 능력을 자랑하는 허경영 대표의 국가혁명배당금당도 동참했다. 배당금당은 지역구의 30%(76명) 이상에 여성후보를 공천한 유일한 당이 되면서 여성추천보조금 8억4200여만원을 독차지했다. 하지만 이내 청소년 성폭행과 아동·청소년 강제추행 전과자들을 지역구 후보로 공천한 게 확인되면서 비판이 쏟아진다. 정치권이 꼼수에 집착한다면 결국 시민들이 투표권 행사라는 채찍을 드는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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