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권 조정 어디까지 왔나
검찰 직접 수사권 범위 담긴
‘대통령령’ 법안 논의 단계
검경 관계는 ‘지휘 → 협력’
영장심의위원회 구성도 박차
정부가 검찰개혁의 한 축인 검경 수사권 조정의 구체적인 시행 방안을 마련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지난 1월 국회를 통과한 수사권 조정 법안들의 하위 법령 제·개정 작업을 이르면 7월 말까지 마무리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검찰개혁의 다른 한 축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를 7월 중 출범시킨 뒤, 최대한 이른 시일 내 수사권 조정안도 시행해 검찰개혁의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수사권 조정 시행을 위한 후속 조치 가운데 핵심 쟁점은 검찰의 직접 수사 범위 설정이다. 검찰청법 개정안은 검찰의 직접 수사 범위를 ‘부패범죄, 공직자범죄, 선거범죄, 경제범죄, 방위사업범죄, 대형참사 등’으로 규정했다.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중요 범죄’라며 구체적인 분류는 하위 법령에 명시토록 했다. 이에 따라 청와대 주도로 법무부, 행정안전부 등 관련 부처들은 대통령령 마련을 위한 논의를 하고 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채이배 민생당 의원은 지난달 검찰의 수사 범위를 설정한 정책보고서를 발간했다. 수사권 조정 법안 마련에 기여한 채 의원은 7일 “법안의 입법 취지를 최대한 반영해 마련한 것”이라며 이 보고서를 법무부와 행안부에 전달했다. 검찰과 경찰은 보고서를 두고 “현 단계에서 뭐라고 평가할 수 없다. 다양한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했다.
보고서는 부패범죄와 공직자범죄를 한묶음으로 분류했다. 범죄 유형에는 뇌물, 직권남용, 배임증수재, 알선수재, 정치자금 부정 수수, 횡령·배임, 국회 위증 등이 포함됐다. 수사 대상은 공직자윤리법상 재산등록 대상 공직자로 한정했다. 주로 4급 이상 공무원이 해당한다. 대통령, 국회의원, 장차관, 도지사·시장, 판검사 등이 부패범죄 혐의가 있으면 공수처에서 수사를 하기 때문에 이들은 제외된다.
선거범죄는 공직선거법, 정치자금법 중 선거비용, 국민투표법, 주민소환법, 위탁선거법 등의 위반 사건으로 규정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및 국회의원 선거는 물론 지방선거 등에서 발생한 선거범죄도 검찰이 직접 수사할 수 있도록 했다.
보고서는 경제범죄의 경우 경찰의 수사 역량 향상에 따라 검찰의 수사 범위를 점차 줄이는 방안을 제시했다. 수사 대상을 대기업 및 중견기업에서 시작해 경찰 수사 역량이 강화됨에 따라 검찰 수사 대상을 대기업만으로 축소하는 것이다.
방위사업범죄는 방위사업법 위반 사건, 군납·무기도입 비리와 연결되는 뇌물, 기밀누설, 사기 등 사건으로 설정하고 여기에 연루된 모든 이들을 수사할 수 있도록 했다. 대형참사 사건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장이나 국회·국무총리·법무부 등이 사회적 재난·참사로 지정한 범죄로 규정했다.
정부는 검찰의 직접 수사 범위가 결정되면 이에 따른 검경 조직 개편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정부는 변화된 검찰과 경찰의 관계를 반영한 새로운 수사 준칙도 만들고 있다. 형사소송법 개정안은 검경 관계를 기존의 ‘지휘’가 아닌 ‘협력’이라고 명시했다.
또 경찰이 신청한 영장을 검사가 법원에 청구하지 않을 때, 경찰이 고등검찰청에 설치된 영장심의위원회에 심의를 신청할 수도 있다. 이에 따라 심의위원의 자격 등 위원회 구성과 관련된 사항을 담은 법무부령도 준비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중요한 내용인 데다 쟁점이 많아서 7월 말까지 마무리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는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