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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뉴딜’ 회복의 방향이 중요

입력 2020.05.12 20:50

수정 2020.05.12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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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의 충격으로 전 세계적 위기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위기 이후 경로는 크게 보면 붕괴와 회복으로 나눠질 수 있다. 정부가 뉴딜을 언급하고 나선 것은 일단 바람직하다. 뉴딜은 회복을 위한 역사적 경험의 집결체다. 종합적인 대응의 틀 속에서 효과적인 정책 프로그램을 선별해내길 기대해본다.

[경제와 세상]‘한국판 뉴딜’ 회복의 방향이 중요

이제 중요한 것은 회복의 방향을 어떻게 잡아가는가이다. 외부 충격 또는 위험을 맞아 시스템이 기존 경로로 되돌아갈 수 있는 능력을 ‘회복력’이라 한다. 특히 자연과학 및 공학에선 주로 이전 균형으로 회귀하는 방향을 의미한다. 이에 비해 사회과학에서는 균형의 방향을 양쪽 방향으로 설정한다. 복구적 회복(바운스 백)은 시스템의 안정성이나 내구성을 유지하는 쪽으로 균형을 찾아가는 것이다. 전향적 회복(바운스 포워드)은 구조 변화에 적응하고 새로운 발전 경로로 이행하는 것을 말한다.

나는 2008년 세계경제 위기 이후 뉴노멀 추세로의 전환이 시작되었다고 본다. 뉴노멀 추세는 저성장과 불평등, 글로벌 분업구조와 기술체제 변동으로 구성된다. 코로나19는 여기에 외부 충격을 가했다. 이동성의 제한으로 생산과 소비가 봉쇄되었고 기존 추세도 흔들렸다. 그러나 코로나19가 그 이전과 이후를 구분하는 역사적 분기점이라는 것은 과장된 해석이라고 생각한다. 향후 1~2년 사이에 기존 추세로 회귀 또는 회복하려는 힘이 작동할 것이다. 그러한 회복의 경로에는 복구적 회복과 전향적 회복의 두 방향이 있다.

복구적 회복은 기존의 뉴노멀 추세선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에 적응하는 길이다. 여기서 문제는 글로벌체제의 뉴노멀 환경이다. 한·미·일, 한·중·일 분업구조는 그간 한국경제를 떠받치는 핵심축이었다. 그런데 미·중 갈등의 격화는 기존 글로벌 분업구조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 복구적 회복에는 해외수요가 V자형 또는 U자형으로 반등할 수 있는가가 관건이다.

전향적 회복의 길은 그간 뉴노멀 추세에 새로운 전환의 고리를 만드는 것이다. 한편에서는 디지털 뉴딜을 전향적 회복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ICT 대기업 중심의 회복을 추진하되 배출되는 잉여인력은 복지 확충으로 받아낸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기본적으로 기존 추세에 적응하는 복구적 회복의 길이다. 여기서는 흡수와 적응이 중요하다. 다른 한편으로 전향적 회복에서는 전환적 역량을 확대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향적 회복 방안으로 자주 거론되는 것이 그린뉴딜이다. 정부도 그린뉴딜을 검토했겠지만, 앞장세우지는 않고 있다. 그린뉴딜의 발상에는 크게 세 가지 흐름이 있다. 녹색성장과 고용창출을 중시하는 흐름은 정부의 ‘한국판 뉴딜’에 구성요소가 될 수 있다. 급진적인 기후위기 대응책으로서의 탈성장주의는 ‘한국판 뉴딜’에 포함되기 어려울 것이다. 에너지와 인프라 등에 대한 공적 소유와 민주적 통제를 중시하는 그린뉴딜은 ‘지역뉴딜’과 결합하여 전향적 회복 방안에 포함될 수 있다고 본다.

지역뉴딜은 기존의 한국경제 발전의 경로 위에서 새로운 전환 경로를 병행적으로 만들어내자는 발상이다. 동아시아형 산업구조는 시공간이 혼합·중첩되면서 소경영적 영역(농업-자영업-건설업-중소제조업-비중심권), 국가경영 영역(군사-복지-공공서비스), 대경영적 영역(수출제조업-중심권)의 3분 구도를 형성했다. 여기에 한국은 수출제조업과 수도권으로의 집중을 통해 고성장을 추구했다. 그런데 밀집은 뉴노멀 환경과 외부 충격에 취약하다.

지역뉴딜은 ICT와 지역 내수경제 영역을 결합해 지역산업을 회복하고 인력을 흡수하는 경로를 새로 내자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국민경제를 몇 개의 광역순환형 지역경제로 구성하고, 지역차원에서 의료·주택·교통·통신·에너지 등 인프라와 제도를 갖추어야 한다. 국가가 모든 위험에 대응할 수는 없다. 다양한 영역에서 여분과 잉여를 만들어 내는 전향적 회복의 방향을 잡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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