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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뉴딜이 무엇이길래

입력 2020.05.18 20:31

수정 2020.05.20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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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그린뉴딜’(Green New Deal)이란 용어가 자주 등장하기 시작했다. 지난 12일 문재인 대통령도 국무회의 비공개 토론에서 ‘그린뉴딜’을 언급했다. 하지만 그린뉴딜 정책이 과연 무엇인지, 과거 이명박 정부가 내세웠던 ‘녹색성장’과는 어떻게 다른 것인지 명확히 감이 오지 않는다. 경향신문은 18일 ‘그린뉴딜’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학계와 시민단체 관계자 등 전문가들의 자문 내용을 일문일답 형식으로 정리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2일 열린 국무회의 비공개 토론에서 “요즘 그린뉴딜이 화두다. 한국판 뉴딜에 포함돼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고 말했다고 청와대 강민석 대변인이 전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2일 열린 국무회의 비공개 토론에서 “요즘 그린뉴딜이 화두다. 한국판 뉴딜에 포함돼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고 말했다고 청와대 강민석 대변인이 전했다. 청와대 제공

- 그린뉴딜이 기존의 환경 정책과 어떻게 다른가.

“그린뉴딜은 기후위기와 사회·경제적 불평등을 동시에 해결하기 위한 정책을 뜻한다. 탄소중심의 산업구조를 전환해 기후위기에 대응하고 친환경 녹색일자리를 창출하되, 그 과정에서 타격을 입는 산업분야와 일자리를 잃게 되는 노동자들을 위한 ‘정의로운 전환’도 강조한다. 즉 사회 전체적인 시스템을 재구조화하는 것을 뜻한다. 그린뉴딜이란 용어 자체가 환경을 뜻하는 ‘그린’과 1930년대 미국 루스벨트 대통령의 대규모 경기부양책인 ‘뉴딜’ 정책을 합친 말이다.”

- 현재 정부가 제시한 그린뉴딜 정책은 무엇인가.

“아직 정부가 구체적으로 발표한 것은 없다. 문 대통령의 지시로 환경부가 산업통상자원부, 국토교통부,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그린뉴딜에 대한 의견을 수렴해 지난 15일 청와대에 서면보고 했다.”

- 이명박 정부 때의 ‘녹색성장’과 무엇이 다른가.

“녹색성장(Green Growth)은 2008년 이명박 정부가 신성장동력으로 ‘환경’과 ‘경제성장’ 간의 조화를 강조하며 제시한 개념이다. ‘환경’과 ‘경제’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겠다는 점에서 녹생성장과 그린뉴딜은 언뜻 유사해 보인다. 실제 그린뉴딜을 말하면서도 여전히 ‘경제성장’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본질적으로 차이가 없다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이유진 녹색전환연구소 연구원은 그린뉴딜과 녹색성장은 각 개념이 제시된 상황, 지향하는 비전 자체에 차이가 있다고 말한다. 녹색성장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한 타개책으로 나왔다. ‘경제위기를 친환경 신재생에너지 같은 녹색산업으로 돌파해보자’는 목적이 강했던 셈이다. 반면 그린뉴딜이 등장하게 된 배경에는 기후위기가 있다. 지구의 온도상승을 ‘1.5도 이하’로 줄여야 한다는 전 세계적인 공감대에서 출발했기 때문에 결국 ‘온실가스 감축’이 핵심 줄기가 된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가 아직까지 구체적인 그린뉴딜 청사진을 발표하지 않은 상태라 현재로선 평가하기도 이른 단계다. 이명박 정부의 녹색성장은 환경과 경제를 조화하겠다던 구상과 달리, 정작 내놓은 정책은 대규모 토목공사인 ‘4대강사업’이었는데 이는 녹색성장으로 보기 어렵다는 비판을 받았다.”

지난 4월29일 서울환경운동연합 활동가들이 ‘석탄발전소 2030년 퇴출’을 주장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지난 4월29일 서울환경운동연합 활동가들이 ‘석탄발전소 2030년 퇴출’을 주장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 산업구조 전환 과정에서 타격을 입는 이들에 대한 ‘정의로운 전환’은 어떻게 가능할까.

“구체적인 방법은 각 분야마다 달라지겠지만, 석탄발전 분야의 경우 독일 사례를 참고할 수 있다. 독일은 2018년 7월 ‘성장과 구조변화 일자리 창출을 위한 위원회(탈탄소위원회)’를 구성해 석탄발전소를 줄이는 데 따라 타격을 입는 관련 기업과 석탄광산 노동자들의 의견을 수렴했다. 위원회에서 피해 기업, 노동자에 대한 구체적인 보상안과 일자리 전환 문제가 논의되었고, 이들과의 합의를 바탕으로 2038년까지 ‘석탄발전 제로’ 정책을 추진한다는 결론을 도출해냈다. 흔히 ‘정의로운 전환’의 조건으로 ‘사회안전망 구축’을 이야기하지만, 그린뉴딜에서는 단순히 정부 주도의 안전망 구축뿐만이 아닌 각 분야의 주체, 예컨대 해당 산업 종사자들이 정책 결정 과정에 민주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하는 것도 강조된다.”

- 그린뉴딜에서 창출되는 일자리는 어떤 것인가.

“아직 시작 단계이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어떤 일자리가 될지는 알 수 없다. 다만 기후위기 대응과정에서 ‘지속 가능한’ 일자리여야 한다. 예컨대 환경단체들은 내연기관차를 생산하는 일자리는 더 이상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강조한다. 또한 그린뉴딜 일자리는 원·하청 관계 개선 등 ‘질 좋은’ 일자리로의 전환을 통한 불평등 해결을 지향한다. 일자리 숫자를 늘리려고 전부 비정규직 일자리만 양산해서도 안된다.”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 코르테스 미국 민주당 하원의원|AP연합뉴스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 코르테스 미국 민주당 하원의원|AP연합뉴스

- 해외에서도 그린뉴딜 논의가 있나.

“2019년 미국 민주당의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하원 의원 등이 그린뉴딜 결의안을 제출했으나 상원에서 통과되지 못했다. 결의안에는 온실가스 감축 뿐 아니라 사회·경제적 불평등 해소를 위한 방안들이 담겼다.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가 대선 공약으로 내걸었다. 유럽연합(EU)는 지난해 12월 2050년까지 온실가스 순배출량 제로를 목표로 한 ‘유럽 그린딜(European Green Deal)’에 합의했다. 미국과 유럽 모두 이미 나름의 온실가스 배출 감축을 위한 정책, 불평등 해결을 위한 정책들을 추진하고 있었지만, 그런 정책들에 ‘그린뉴딜’이라는 ‘큰 우산’을 씌웠다는 의미가 있다.”

- 향후 그린뉴딜 정책에는 어떤 내용들이 포함돼야 하나.

“정부 뿐 아니라 아직 시민사회 내에서도 그린뉴딜에 대해서는 단일안이 나와있지 않다. 하지만 지향점은 분명하다. 그린뉴딜이 등장한 배경은 ‘기후위기’인 만큼, 지구 온도상승을 1.5도 이하로 막기 위해 ‘2050년 온실가스 순배출량 제로’라는 명확한 목표가 설정돼야 한다. 이는 여당의 공약에도 포함돼 있다. 사회·경제적 불평등 해소를 위한 각 주체들의 의사결정 과정에서의 참여, 그린뉴딜 정책을 위한 정부의 구체적이고 과감한 재원 확보 등이 논의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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