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결정 후 구체 조치
동맹국엔 ‘중 고립’ 여론전
바이든 캠프 외교 자문도
“중국에 단호한 입장을”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사진)은 27일(현지시간) 중국 정부의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제정을 두고 “재앙적 결정”이라며 “홍콩이 중국으로부터 고도의 자치권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의회에 보고했다”고 밝혔다. 홍콩에 부여한 특별지위를 일정 부분 박탈하는 절차를 밟겠다고 한 것이다. 미국은 동맹국들을 상대로 중국을 경제적으로 포위하기 위한 여론전도 벌이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발표한 보도자료에서 “국무부는 홍콩정책법에 따라 중국으로부터 그 영토의 자치권을 평가하게 돼 있다”면서 “1997년 7월 (홍콩의 중국 반환) 이전 미국 법들이 홍콩에 적용되던 것과 같은 방식으로 홍콩이 미국 법에서 계속 대우받는 것을 보장하지 않는다고 (의회에) 보고했다”고 밝혔다. 미국이 부여한 특별지위에 따라 홍콩은 경제 관련 협상을 자치적으로 할 권리, 홍콩산 제품은 홍콩산으로 취급해 중국산에 부과된 관세를 면제할 권리 등을 누리고 있지만, 이를 박탈하겠다고 한 것이다.
이 발표는 중국 의회 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28일 홍콩보안법 제정을 강행하기 직전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뉴욕타임스는 “무역과 경제에서 미국과 홍콩의 특별 관계를 일부 또는 전부 끝낼 수 있음을 시사한 움직임”이라고 평가했다. 구체 조치의 시행 여부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최종 결정에 달렸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이와 별개로, 미국은 중국에 대한 광범위한 대응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데이비드 스틸웰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전화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할 수 있는 것들의 매우 긴 리스트가 있다”고 했다. 그는 비자 발급 제한이나 경제 제재 등이 포함될 수 있다고 했다.
키스 크라크 국무부 경제·에너지·환경 담당 차관은 이날 스탠퍼드대 후버연구소가 주최한 화상 세미나에서 “중국이 다른 나라에 기생하는 경제정책을 추구해 왔다”고 했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전했다. 그는 중국이 1949년 건국 이후 소련에, 1980년대 이후 미국에, 최근에는 독일 같은 미국의 동맹들에 기생하는 전략을 추구해 왔다고 비난했다.
의회 차원의 압박도 이어졌다. 미 연방하원은 이날 위구르족 등 이슬람 소수민족의 인권탄압 논란을 빚어온 중국 신장(新疆)위구르 자치구 당국자들에 대한 제재 방안을 담은 ‘위구르 인권정책 법안’을 통과시켰다.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하면 이 법은 정식 발효된다.
미국은 동맹국들을 향해 중국 압박에 동참할 것도 촉구했다. 미국의 반(反)중 경제블록인 ‘경제번영네트워크(EPN)’에 한국 등 동맹국 참여를 요청하고 있다. 미 국무부는 최근 한국, 영국, 캐나다, 호주, 일본 등 10여개 동맹국 워싱턴 주재 대사관 실무자들을 화상으로 소집해 중국에 대한 미국의 압박 정책을 설명하고 홍콩에 대한 우려를 나타낸 것으로 확인됐다.
11월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대결할 민주당 조 바이든 전 부통령 측도 중국의 특별지위 박탈을 지지했다. 바이든 캠프에서 외교 분야 선임 자문역을 맡은 토니 블링컨은 27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미국 정부는 홍콩을 억압하는 중국에 대해 단호한 입장을 취해야 한다”면서 “중국은 홍콩의 자유경제의 혜택을 누려선 안 된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