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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홍콩 특별지위 철폐 절차 착수, WHO와의 관계 종료"…중국 겨냥 보복 조치 발표

입력 2020.05.30 11:06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홍콩에 대한 특별지위 철폐 절차 착수를 비롯한 중국에 대한 제재 및 세계보건기구(WHO)와의 관계 종료 방침을 밝히고 있다. 워싱턴|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홍콩에 대한 특별지위 철폐 절차 착수를 비롯한 중국에 대한 제재 및 세계보건기구(WHO)와의 관계 종료 방침을 밝히고 있다. 워싱턴|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중국이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제정을 강행한 데 대한 보복 조치로 홍콩에 부여한 특별지위를 철폐하기 위한 절차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홍콩보안법 제정에 관여한 중국과 홍콩의 당국자를 제재하고, 중국 인민해방군과 관련이 있거나 군이 지원하는 프로그램에 따라 미국에 유학 중인 중국 대학원생의 미국 입국도 중단시킨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편향적이라고 비판해온 세계보건기구(WHO)와의 관계도 끝내겠다고 선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대해 코로나19 책임론에 더해 홍콩보안법 제정에 따른 보복 조치까지 한꺼번에 쏟아내면서 미·중 갈등이 한층 첨예해질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중국의 홍콩보안법 제정 강행을 비난하며 “홍콩이 더는 우리가 제공한 특별대우를 보장할 정도로 충분히 자치적이지 않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중국은 약속한 ‘일국양제’ 원칙을 ‘일국일제’로 대체했다”면서 “이에 따라 나는 홍콩에 차별적이고 특별한 대우를 제공하는 정책적 면제 제거 절차를 시작하도록 행정부에 지시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홍콩의 자치권 침해에 직간접 연루된 중국과 홍콩의 당국자를 제재하는 데 필요한 조치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콩인권법 규정에 따라 홍콩의 인권과 자치를 침해한 데 책임이 있는 중국과 홍콩 당국자에 대해 미국 비자 발급 제한, 미국 내 자산동결 등의 조치를 취하겠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 발표는 범죄인 인도조약에서 기술 사용에 관한 수출통제, 그리고 더 많은 것까지 거의 예외 없이 홍콩과 맺고 있는 모든 범위의 협정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국무부의 홍콩 여행경보 개정도 언급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홍콩의 특별지위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철폐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았다. 미국은 1992년 제정한 홍콩정책법에 따라 홍콩에 대해 중국 본토와는 달리 관세·투자·무역·비자 등에서 특별지위를 보장해 왔다. 이 특별지위는 대통령 행정명령으로 축소 또는 박탈할 수 있다.

로이터통신은 소식통 2명을 인용해 중국이 홍콩 상황을 완화하도록 1년의 시한을 주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이 1년의 시한 내에 홍콩의 상황을 개선시키지 않는다면 특별지위를 완전히 폐지할 것이라고 경고하는 방식이다. 로이터통신은 이 방안은 중국을 압박하면서도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당장의 파국을 피할 시간을 벌어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미국의 홍콩에 대한 특별지위를 폐지할 경우 미국이 경제적으로 더 큰 피해를 입을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코로나19 은폐 의혹을 비롯해 중국의 미국 지식재산 절취 등 다방면에 걸쳐 중국을 비난하며 전방위적인 추가 제재 조치들을 쏟아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은 우리 공장을 습격하고, 우리 일자리를 뺏어갔으며, 우리 산업을 파괴하고, 우리 지식재산을 훔쳤고, 세계무역기구(WTO)에서 한 그들의 약속을 위반했다”면서 “우한 바이러스에 대한 중국의 은폐는 이 질병이 전 세계로 확산되도록 했고, 팬데믹(대유행)을 부추겨서 미국에서 10만명 이상의 삶을 앗아가고 전 세계적으로 백만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가도록 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의 경제적 번영과 국가안보를 위해 필수적인 혁신과 창조, 발병들을 보호할 것”이라면서 미국의 기술과 지식재산을 절취하려는 중국의 시도를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 뒤 발표한 포고문에서 중국의 ‘군·민융합(Military-Civil Fusion)’ 전략의 지원을 받거나 지원을 받는 중국 국적 대학원생들이 학생 또는 문화교류 비자를 받아 미국에 입국하는 것을 금지시키겠다고 밝혔다. 포고문은 이번 조치가 적법절차를 거쳐 미국으로 오는 학생들에게는 적용되지 않으며 중국의 군·민융합 전략의 지원을 받는 프로그램에 고용되거나 연관된 공부를 하는 학생들에게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로이터통신은 한 당국자를 인용해 미국에 유학하는 일부 중국인 대학원생을 겨냥한 것이며 3000~5000명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미국에 체류 중인 중국인 유학생은 약 36만명이인데, 이중 약 3분의 1이 대학원생인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투자자 보호를 위해 미국 주식시장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의 관행에 대한 연구도 지시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WHO와의 관계도 종료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WHO가 중국의 ‘완전한 통제’ 아래에 있다면서 “우리는 WHO가 해야할 개혁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그들과 직접적으로 관여했지만 그들은 행동하길 거부했다”면서 “개혁에 실패했기 때문에 우리는 오늘 WHO와의 관계를 종료하고 이들 지원금을 전세계 다른 곳으로 돌려 긴급한 공중보건 필요에 충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WHO가 중국 편향적이며, 코로나19 바이러스 대유행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면서 WHO에 대한 평가를 진행하는 동안 지원금 지급을 일시 중단한다고 밝힌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표는 WHO에 대한 지원 중단이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항구적인 조치가 됐음을 뜻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회견은 8분 가량 진행됐고 별도의 질문은 받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회견을 하는 동안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 등 경제와 안보 분야 핵심 각료와 참모들이 옆에 도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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