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홍콩에 대한 특별지위 철폐 절차 착수를 비롯한 중국에 대한 제재 및 세계보건기구(WHO)와의 관계 종료 방침을 밝히고 있다. 워싱턴|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처리에 대한 대응으로 홍콩에 부여한 특별지위 철폐 절차에 착수하겠다고 밝히자 중국 관영매체들이 일제히 반발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31일자 ‘종성’(사설 격)에서 “미국이 휘두른 제재는 홍콩을 위협할 수도, 중국을 무너뜨릴 수도 없다”고 했다.
이 사설은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의회 격)가 홍콩보안법을 통과시킨 데 대해 미국이 홍콩에 대한 제재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혀왔는데 이는 중국 내정에 대한 간섭”이라고 비난했다. 또 이는 “미국이 철두철미한 이중잣대와 강도같은 논리를 가지고 있음을 드러낸다”고 주장했다. 국가안보에 관한 입법은 신성불가침의 주권인데 미국이 자국에서는 국가안보에 관한 입법을 철옹성처럼 쌓으면서 중국의 합리적인 (홍콩보안법) 입법에 대해서는 오명화, 요괴화는 물론 나아가 제재로 위협까지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어 “현재 홍콩에는 1344개의 미국 회사와 약 8만5000명의 미국인들이 있고 지난 10년간 미국에 대홍콩 무역흑자 누적액은 2970억 달러(약 367조원) 달한다”면서 “미국의 홍콩에 대한 제재로 가장 먼저 손해를 보는 것은 미국”이라고 주장했다. 또 “이를 계산 하지 못한 제재는 전문가들의 웃음거리로 전락할 뿐”이라고 했다. 아울러 “중국은 어떤 외부 세력의 홍콩에 대한 간섭도 반대한다”면서 “이에 대응할 충분한 준비를 갖췄고, 힘 있는 조치로 반격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31일자 종성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30일 사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전날 기자회견은 ‘거짓말투성이’라면서 대외적 적개심을 선동하는 선거 전략이라고 비난했다. 이 사설은 “미국은 결코 홍콩을 위축시킬 수 없으며 중국 전체를 대한 압박도 할 수 없다”면서 “미국이 역사적 흐름에 역행하는 행동을 그만둬야 한다”고 했다. 또 “제재는 스스로를 괴롭힐 뿐”이라며 “이런 극단적 방법은 서서히 자살하는 것과 같다”고 했다.
홍콩 정부도 트럼프 대통령의 기자회견 내용을 반박했다.
홍콩 정부는 30일 대변인 성명을 통해 “중국은 홍콩 내의 안보를 수호할 정당한 권리와 의무가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의 정당한 권리와 의무 행사를 ‘오명화’ 하는 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홍콩은 ‘일국양제’(한 국가 두 체제)가 아닌 ‘일국일제’(한 국가 한 체제)라고 말한 것은 “전적으로 잘못됐고 사실을 무시한 것”이라면서 “홍콩은 일국양제 하에 고도의 자치를 누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홍콩이 미국 등과 체결한 합의는 양자 간 협정에 기초하는 것이지 상대국이 홍콩에 주는 ‘선물’이 아니다”며 “홍콩에 대한 제재는 상호호혜적인 홍콩-미국 관계를 무너뜨릴 뿐”이라고 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을 열어 중국의 홍콩보안법 제정 강행을 비난하며 “홍콩이 더는 우리가 제공한 특별대우를 보장할 정도로 충분히 자치적이지 않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중국은 약속한 ‘일국양제’ 원칙을 ‘일국일제’로 대체했다”면서 “이에 따라 나는 홍콩에 차별적이고 특별한 대우를 제공하는 정책적 면제 제거 절차를 시작하도록 행정부에 지시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