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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갭투자, 서민층 내 집마련 수단 아냐" 반박

입력 2020.06.18 11:51

정부가 발표한 ‘6.17 부동산대책’으로 전세를 끼고 투기에 나서는 이른바 ‘갭투자’가 규제를 받게되자 일각에선 “실수요자들의 주택 구매 기회가 사라졌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정부는 “갭투자는 집값 급등의 요인으로 서민과 청년 세대의 내집마련 기회를 박탈하는 행위”라며 반박에 나섰다.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강남의 아파트단지.김기남 기자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강남의 아파트단지.
김기남 기자

국토교통부는 18일 “3억원 초과 아파트 구입 시 전세자금대출보증 제한이 실수요자의 내집 마련 피해를 양산할 것이라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6.17 대책에선 전세대출을 받은 후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 내 3억원 초과 아파트를 구입하는 경우 전세대출을 즉시 회수토록 하고 있다.

6.17대책으로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가 된 곳은 기존 서울을 비롯해 인천, 수원 등 수도권 주요 도시들이다. 이들 도시에서 3억원 이하 아파트를 실제로 찾아보기 어렵다는 점에서 앞으로는 전세대출을 받아 갭투자에 나서는 게 수도권 주요 지역에서는 사실상 막힌 셈이다.

대책이 나온 뒤 일부 부동산 관련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대출받아 집사려고 했는데 못하게됐다”는 등의 취지의 글이 올라왔다. 일부 언론을 통해서도 “실수요자(거주목적으로 사려는 구매자)들의 주택 구매 기회가 사라졌다”는 보도가 나왔다.

하지만 전세대출의 본래 취지와 이를 악용한 갭투자의 부작용을 감안하면 이번 조치가 실수요자의 주택 구매기회를 박탈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서울 송파구의 한 부동산 중개업 사무실. 김정근 선임기자

서울 송파구의 한 부동산 중개업 사무실. 김정근 선임기자

주택관련 기관의 한 관계자는 “갭투자는 ‘폭탄돌리기’라고 보면 된다”며 “세입자를 끼고 무리하게 주택 구매에 나섰기 때문에 구매자는 집값을 한푼 이라도 더 올려 팔려고 호가를 계속 올린다. 뒤늦게 갭투자에 나선 사람일수록 호가를 더 올리게 되는 방식”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런식으로 호가가 계속 오르면 주변 시세를 자극하게 된다”며 “갭투자를 한 이상 전세보증금을 올려받을수록 유리하기 때문에 전세금을 높이는 계기로도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전세대출 역시 본래 취지가 전세자금이 부족한 세입자에게 자금 지원을 하기 위한 용도다. 전세대출은 세입자가 집주인과 전세계약을 맺을 때 이 계약서를 근거로 은행에 대출을 신청하면 은행이 보증기관의 보증을 받아 집주인에게 직접 해당 대출금을 지불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문제는 전세대출을 받아 생긴 여유자금을 갭투자로 악용하면서 시작됐다. 예컨대 보증금이 2억원인 집을 계약하려는 세입자 A씨는 수중에 2억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러 전세대출을 신청해 최대 한도(80%)에 해당하는 1억6000만원을 대출받는다. 이렇게 생긴 1억6000만원을 갭투자하는 방식이다. 전세대출에 따른 이자는 A씨가 내야하지만, 전세대출 자체가 저금리인데다 갭투자한 아파트값이 오르면 이자부담이 상쇄되는 탓에 이같은 방식의 갭투자가 계속 이뤄지고 있다. 6.17 대책에서 규제지역 내 아파트 구매 시 전세대출을 막은 결정적인 이유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가운데)이 17일 관계부처 합동 부동산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국토부 제공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가운데)이 17일 관계부처 합동 부동산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국토부 제공

정부 역시 갭투자는 ‘비정상적인 투기’라는 입장이다. 국토부는 이날 설명자료를 통해 “2019년 기준 전국 자가보유율(61.2%)과 자가점유율(58.0%) 간의 차이는 3.2%에 불과하다”며 “실수요자 대부분은 자가에 거주하고 있으며, 갭투자가 국민 전반의 경향은 아니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3억원 초과 주택을 구입하는 경우 전세자금대출 보증을 제한하는 것은, 중·저가 주택으로의 갭 투자 유입으로 집값이 급등하여 서민·중산층과 젊은 층의 내 집 마련 기회마저 박탈되는 것을 효과적으로 방지하기 위함”이라고 덧붙였다.

내집 마련이 필요한 ‘진짜 실수요자’의 경우 기존 주택구매를 지원하는 각종 ‘디딤돌대출’, ‘보금자리론’ 등 대출 상품을 종전과 다름없이 이용할 수 있다. 규제지역 내 주택담보대출(LTV)의 경우도 연소득이 일정금액 이하인 실수요자의 경우 기존 규제비율에서 10% 포인트의 완화적용을 받고 있다.

국토부는 “대출이 필요없는 일명 ‘현금부자’의 갭투자에 대해서는 지난 12.16대책에 따라 종부세 세율 인상 및 세 부담 상한 상향, 양도세 장기보유특별공제 거주기간 요건 추가 등 입법사항을 조속히 완료하겠다”며 “공시가격 현실화, 종부세 공정시장가액비율 상향 등을 통해 주택 구매에 따른 기대수익률을 낮춰 투자수요 유입을 차단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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