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흠의 생활 속 회계이야기]미국서도 보는 한국 야구…모기업에 기대온 구단 운영 변화 기회](https://img.khan.co.kr/news/2020/07/26/l_2020072701002992500250951.jpg)
국민 스포츠인 프로야구가 무관중 경기로 치러진 지 벌써 70게임 가까이 되어간다. 시즌의 반을 관중 없이 하다 보니 어느덧 우리는 조용한 경기장에 익숙해져 버린 듯하다. 맛있는 야구장 음식을 먹으며 열렬히 응원을 펼치던 그 평범한 일상이 너무 그립다. 지난 주말부터 거리두기 1단계인 지역에서 관중석 10% 규모로 입장이 허용됐다지만 시끌벅적함과는 거리가 멀다. 경기를 펼치는 선수들이나 보는 관중들 모두 에너지가 넘치던 코로나19 이전으로 언제쯤 돌아갈 수 있을까.
관중이 없으니 야구장의 경제 생태계도 위협을 받는다. 구단의 관중 수입이 없는 것도 문제지만 경기장 주위에서 먹거리를 팔던 상인들과 야구장 안팎에서 근무하는 수많은 사람들의 일자리가 걱정된다.
모기업 입장에서는 야구단에 지원해야 하는 금액이 올해 더 늘어날 테니 꽤 부담스러울 것이다. 현재 1위인 NC다이노스의 재무제표를 보면 모기업인 엔씨소프트로부터 총매출액 446억원 중 43%인 194억원을 지원받았다. 나머지는 입장권 판매수익 81억원을 포함하여 관중과 연계되는 각종 매점, 광고, 사업수익 등으로 채웠다. 올해는 무관중으로 인해 이런 수입이 거의 없을 테니 최대주주인 엔씨소프트의 부담은 한층 커질 것으로 보인다. 새 야구장 개장과 성적 향상으로 인해 입장권 판매수익이 최근에 급증 추세였는데 그 흐름이 끊겨버렸다.
2위인 두산베어스도 사정은 비슷하다. 총매출액의 24%인 137억원이 입장권 매출이고 역시 계속 증가 추세였다. 연간 매출액 580억원 중 28%인 162억원이 모기업에 대한 부분이다. 두산그룹의 사정이 어려워지고 매각설까지 흘러나오는 상황이라 외부 매출이 끊긴 마당에 과연 예년 수준의 지원을 받을 수 있을지 우려된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점은 국내 방송 중계권료가 올라 구단 살림에 조금 보탬이 된다는 것이고, 액수가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미국, 일본 등 코로나19로 인해 프로스포츠를 쉬고 있는 국가들과 중계권 계약도 해서 역시 구단에 해외방송 수익이 배분될 것으로 보인다.
어쩌면 이번 코로나19 사태가 구단의 수익성에 대하여 한 번 생각해 볼 시간을 준 것인지도 모르겠다. 위에서 살펴본 대로 매년 모기업의 지원 없이는 운영이 안 되는데 언제까지 큰 부담만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물론 프로스포츠를 통해 모기업이 홍보효과를 톡톡히 누리기 때문에 당연히 지원할 의무가 있지만 국내시장에 한정된 부분이라 투입 대비 산출에는 늘 의구심이 있었다. 그나마 엔씨소프트는 1분기에 전년도 동기 대비 매출액이 104%, 영업이익이 204% 증가해서 부담이 덜하겠지만, 실적이 좋지 않은 대부분 기업들은 증액이 버겁게 느껴질 수 있다.
미국의 노스캐롤라이나에서는 같은 이니셜인 NC에 관심을 보여 많은 지역시민들이 NC다이노스의 팬이 되었다고 한다. 반도체, 모바일기기, 가전 등으로 이미 인지도가 높은 삼성 역시 미국 팬들이 많이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중계로 구단의 유니폼을 포함한 굿즈 판매량이 늘어날 것이고 홍보효과로 인해 모기업의 대미 사업에도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다.
조용한 야구장이지만 이제는 전 세계에서 지켜보는 상황이 되었다. 선수들이 환상적인 플레이를 펼치면 결국 그게 구단과 모기업의 사업 수익과도 직결될 수 있다. 또한 선수도 해외 구단 및 팬들에게 눈도장을 확실히 찍어 해외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밟을 수 있게 되었다.
위기의 반대는 기회라고 한다. 코로나19로 분명히 국내 스포츠 생태계는 큰 타격을 입었지만 스포츠시장을 더 키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으니 이를 잘 활용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