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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국가 논란

입력 2020.08.17 20:31

수정 2020.08.17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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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발행된 안익태 선생 우표 /경향신문 자료사진

2001년 발행된 안익태 선생 우표 /경향신문 자료사진

대부분의 나라는 고유의 역사와 전통을 환기시키고 국가 건설을 위해 투쟁한 민중을 칭송하는 노래, 국가(國歌)를 가지고 있다. 애국심을 표현하는 노래들이지만 군주나 지도자를 칭송하거나 국가적으로 중요한 전투나 사건을 기리는 내용까지 주제는 다양하다. 영국의 ‘신이여 여왕을 보호하소서’가 전자에, 미국의 ‘별이 빛나는 깃발’이나 프랑스의 ‘라 마르세예즈’는 후자에 해당한다. 나라를 상징하는 노래들은 많았지만 1796년 프랑스가 지정한 ‘라 마르세예즈’가 정부에 의해 공식 채택된 최초의 국가로 알려졌다. 19세기 들어서는 애국심 고취를 위한 국가 지정이 본격화됐다. 1920년 올림픽헌장에 금메달을 딴 선수의 국가를 연주하도록 규정하면서 국가 지정은 일반화됐다.

국가에는 만들어질 당시의 시대정신과 정서가 담긴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시대적 정서도 바뀌기 마련이다. 각국에서 “내 나라를 상징하는 노래로 인정할 수 없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1931년 국가로 채택된 미국의 ‘별이 빛나는 깃발’을 두고는 “노예제 찬가”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노예제 폐지에 반대했던 인물이 쓴 시에 곡을 붙인 데다, 3절에 “그 어떤 피난처도 용병들과 노예들을 도주의 공포와 무덤의 암흑으로부터 구해주지 못했다”는 인종차별적 표현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적들의 피로 밭고랑을 적시자”고 노래한 프랑스 국가 ‘라 마르세예즈’는 표현이 끔찍하고, 이민자 차별을 담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애국가도 예외가 아니다. 김원웅 광복회장이 광복절 기념사에서 애국가 작곡자 안익태의 친일 행적을 지적하며 “민족반역자가 작곡한 노래를 국가로 정한 나라는 대한민국 한 나라뿐”이라고 비판했다. 그러자 보수 진영은 “애국가 부정”이라며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고 있다. 친일인명사전에도 오른 안익태의 친일 행적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광복회장이 친일파가 만든 애국가에 비판적 의식을 갖는 건 어찌보면 당연하다. 언제까지 부끄러운 과거를 안고 살자는 것인가. 단절해야 미래가 있고, 청산해야 진정한 화합도 가능하다. 보수 진영은 “망나니 짓” 운운하며 호들갑을 떨 게 아니다. 애국가에 대한 문제 제기가 왜 끊이지 않는지 차분히 따져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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