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계정을 통해 유통되고 있는 ‘서초구 보건소 직원과의 통화’ 음성파일. 유투브 캡쳐
유튜브와 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퍼져나가고 있는 ‘서초구 보건소 직원과의 통화’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19일 확인됐다.
3분 25초 분량의 해당 동영상은 한 중년 여성과 보건소 직원 간의 통화내용으로, 중년여성은 “8.15 집회에 참가한 사람들 가운데 보건소에서 코로나19 검체검사를 받은 결과 양성이 나왔으나 병원에 가서 다시 검사를 받으니 음성이 나왔다”는 주장을 한다.
해당 동영상은 8.15 광화문 집회에 참석한 사람들과 극우보수파 정치인의 SNS를 통해 급속도로 전파되고 있다.
해당 영상의 대화를 적으면 다음과 같다.
“보건소 직원 : 네 말씀하세요.”
“중년여성 : 광화문 집회한 사람이 보건소에서 검사받으라고 해서 받으러 갔더니 양성이 엄청 나왔어요. 병원가서 다시 받았더니 음성이 나왔다는 문자가 엄청 나와서 공유가 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이 완전히 엉터리예요.보건소가 엉터리일까요 병원이 엉터리일까요.”
“보건소 직원 : 양성판정을 받고 움직이셨다는건가요? 양성 연락을 받았는데 움직이셨다는거죠,”
“중년여성 : 그래서요. 그러면 뭐가 안돼요. 양성이 나왔는데 거짓말이잖아요. 싸가지 없이 거짓말치고 자빠졌어. 양성이라고 했잖아 싸가지없는 X. 네X이 그렇게 일을 제대로 못하니까 못 믿고 가서 음성이 나온거잖아요. 양성인데 가짜 양성인거잖아. 어디서 거짓말을 치려고 국민한테 소리를 높이고 야단이여. 양성인데 가짜 양성이라잖아요. 어떤 사람은 병원에다 몰아놓고 음성이었는데 다음날 자고 나서 봤더니 양성이어서 코로나 약이라고 해서 봤더니 신경안정제를 줘가지고 법적으로 걸어놨어요. 뭐하는 거야 도대체! 어디서 거짓말! 지금 그렇게 여기 다 움직이고 니들 소통해서 거짓말치고, 중랑구 용산구 다 한 통속이여. 진료키트 내가 수거하러 가겠습니다.”
해당 통화는 중년여성이 일방적으로 욕설이 섞인 말을 퍼붓다 끊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중년 여성은 보건소 직원에게 “어디서 거짓말을 치려고 국민한테 소리를 높이고 야단이여”라고 말하지만 대화 중 직원은 단 한 차례도 언성을 높이지 않았다.
문제는 이 동영상이 ‘정부가 사랑제일교회를 비롯해 8.15 광화문 집회 참석자들을 상대로 거짓 양성판정을 내리고 있다’는 증거영상으로 쓰이고 있다는 점이다.
서초구 관계자는 “지난 18일 소셜미디어에 유포된 녹취 유튜브에서 주장한 내용은 전혀 사실에 근거를 두지 않고 억지주장으로 일관한 것”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 검체검사는 선별진료소로 지정된 곳 외에서는 애초에 할 수가 없다. 아무 병원이나 찾아가 검사를 해달라고 해도 진단키트도 없을 뿐더러 의심환자는 출입 자체가 금지된다.
19일 오후 서울 성북구보건소에 마련된 성북구 코로나19 비상방역대책본부에서 직원들이 분주하게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서초구보건소가 설명한 코로나19 검사의 일련과정은 다음과 같다.
1. 서초구 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채취한 검체물은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 또는 질병관리본부로부터 공식 검사기관으로 지정된 ‘의료법인 삼광 의료재단’으로 보내진다.
2. 검사결과는 검사기관에서 해당 보건소로 통보한다.
3. 통보결과를 근거로 질병보건통합관리시스템에 발생보고를 한다.
4. 확진자의 경우 확진결과를 본인에게 알리고,
5. 서울시로 병상배정요청을 하고
6. 확진자를 구급차로 이송하는 과정으로 진행된다.
처음부터 양성판정을 받은 사람이 자유롭게 민간 병원으로 찾아가 코로나19 검사를 다시 받는 것 자체가 있을 수 없는 일인 셈이다.
만약 양성판정 전화를 받고도 자가격리를 위반하고 민간 병원으로 갔다면 이는 감염병예방법 위반에 해당해 3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보수단체 및 광화문 집회 참석자들 사이에서 돌고 있는 ‘보건소 양성→민간병원 음성 판정’ 문자의 발송자가 특정된다면 해당 당사자는 구속기소도 가능하다.
서초구는 지난 18일 SNS를 통해 유통되기 시작한 해당 유튜브 내용 가운데 ‘서초구 보건소에서 코로나19 양성자로 판정됐다가 다른 병원에서 음성자로 나온 사례’를 질병보건통합관리시스템을 통해 재차 확인했으나 단 한 건도 없었다고 밝혔다.
지난 14~18일 서초구 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코로나19 검체검사 결과 양성판정을 받은 사람은 총 20명이며, 이 중 서초구민은 18명, 타지역주민 2명이다. 이들 전원은 서남병원, 국립중앙의료원, 보라매병원, 서울의료원 등에 모두 이송돼 현재 치료 중이다.
결국 이번 ‘서초구 보건소 직원과의 통화’ 소동은 가짜정보를 토대로 보건소 직원에게 욕설과 폭언을 퍼붓고, 그 통화내용을 녹음해 유포하는 전형적인 ‘가짜뉴스’로 드러난 셈이다.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일부 보수단체 주최로 문재인 정권 부정부패·추미애 직권남용·민주당 지자체장 성추행 규탄 집회가 열린 가운데 광화문 일대가 일부 통제되고 있다. 연합뉴스
서초구는 “부정확하거나 확인되지 않은 내용으로 코로나19 현장에서 밤낮, 주말·휴일없이 힘겹게 싸우고 있는 보건소 의료진과 방역공무원들에게 욕설과 비속어로 비난하는 행동을 자제해둘 것을 당부한다”며 “잘못된 정보로 비난을 일삼는다면 방역행정의 신뢰도를 떨어트릴 뿐만 아니라 최전선에서 일하는 방역공무원들의 사기를 꺾게 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