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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르 봄바’

입력 2020.08.28 20:40

수정 2020.08.28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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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역사상 최대 규모의 인공폭발을 일으킨 러시아 ‘짜르 봄바’ 실험 장면이 60년 만에 공개됐다. 러시아 국영 원전기업 로사톰 제공.

인류 역사상 최대 규모의 인공폭발을 일으킨 러시아 ‘짜르 봄바’ 실험 장면이 60년 만에 공개됐다. 러시아 국영 원전기업 로사톰 제공.

공상과학 영화들이 표현하는 인류의 미래는 그리 밝지 않다. 지구가 파괴되고 대부분의 인류가 사라진 미래가 그려진다. 원인은 세균이나 바이러스, 자연 재해, 외계 생명체, 로봇 등 다양하다. 핵전쟁도 단골 소재다. <매드맥스> <터미네이터> <블레이드 러너> 등은 핵전쟁으로 파괴된 미래의 지구가 배경이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수만개의 핵탄두를 고려하면 허황된 시나리오가 아니다.

냉전시대 핵전쟁 위험은 현실적이었다. 미국이 1945년 두 차례 원자폭탄 투하로 일본의 항복을 받아낸 후 핵폭탄 개발 경쟁이 불붙었다. 미국의 핵무기 개발 프로젝트인 ‘맨해튼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과학자들은 핵무기의 위험성을 경고하기 위해 ‘지구 종말 시계(Doomsday Clock)’를 만들었다. 구소련까지 수소폭탄 실험에 성공한 53년 그 시간은 자정에 2분 전까지 다가갔다. 그 경쟁의 결과로 탄생한 것이 구소련이 만든 수소폭탄 ‘차르 봄바(Tsar Bomba)’였다. 인류 역사상 가장 강력한 폭탄인 차르 봄바는 미국이 히로시마에 떨어뜨린 원자폭탄의 3800배 위력을 가지고 있었다. 차르(황제), 봄바(폭탄), 곧 폭탄의 황제였다.

러시아의 한 국영기업이 유튜브에 북극해 군도에서 실행한 차르 봄바 실험 장면을 공개했다. 60년 된 낡은 화면으로도 섬뜩한 공포가 느껴진다. 위력은 TNT 5800만t이었고, 버섯구름은 에베레스트 높이의 7배인 67㎞ 상공까지 치솟았다. 지진파는 지구 세 바퀴를 돌았고, 1000㎞ 떨어진 곳의 유리창이 깨졌다.

미·러의 91년 전략무기감축협정서명 이후 지구 종말 시계는 자정 17분 전으로 늦춰졌다. 하지만 인도·파키스탄의 핵실험, 북한과 이란의 핵개발 등으로 시간은 자정에 점점 다가가고 있다. 게다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0년간 미·러의 핵개발 경쟁을 막는 데 도움을 준 중거리핵전력조약을 백지화했다. 미국 핵과학자회보는 이런 상황에 기후변화 등 새로운 위협까지 고려해 지난 1월 지구 종말 시계의 시간을 자정 100초 전으로 앞당겼다. 핵무기 철폐 국제 캠페인의 틸만 러프 회장은 “핵무기는 지구적 자살 폭탄”이라고 경고했다. ‘차르 봄바’는 핵 균형을 통한 평화라는 발상이 얼마나 위험천만한지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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