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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염병을 막는 디자인

입력 2020.09.02 03:00

수정 2020.09.02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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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스노의 콜레라 역학지도(1854).

존 스노의 콜레라 역학지도(1854).

질병관리본부는 코로나19가 발병하자 역학조사를 벌여 선제적 방어선을 구축하고 격리와 치료를 통해 바이러스 확산을 막아왔다. 덕분에 지난 수개월 동안 코로나19의 전염을 어느 정도 억제할 수 있었다. 역학조사가 전염병 억제에 큰 도움을 준 것이다. 전염병에 역학조사 방식이 등장한 것은 1854년 영국 런던에서 콜레라가 유행한 때였다. 이때 콜레라의 대유행을 막을 수 있던 것도 역학조사를 반영한 인포그래픽 덕분이었다.

콜레라는 인류의 오랜 질병으로 설사와 탈수 증세가 심해 급기야 사망에 이르는 무서운 질병이다. 19세기까지 사람들은 콜레라도 다른 전염병처럼 공기를 통해 전염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콜레라가 발생하면 환자를 격리했다. 하지만 격리로 콜레라의 확산을 막을 수 없었다.

당시 런던의 의사 존 스노는 콜레라 발병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환자들을 일일이 방문해 사망 날짜와 장소를 지도에 표시했다. 나름의 역학지도를 그린 것이다. 지도에 검은색 막대그래프로 표시된 것이 ‘콜레라 발병 지역과 빈도’이다. 지도에 발병 상황을 표시하고 나니 ‘브로드 스트리트의 식수 펌프’를 중심으로 발병 장소와 사망자가 집중돼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를 통해 콜레라가 공기가 아닌 물, 즉 템스강에서 흘러들어온 식수에 의해 전염된 것이라 의심하게 되었다. 또한 사망자 대부분이 평소 이 급수 펌프를 주로 사용했다. 급수 펌프를 사용하지 않은 사람들은 콜레라에 걸리지 않았다. 존 스노는 콜레라의 전염이 공기가 아닌 물 때문이란 사실을 확신하게 되었고, 식수 펌프를 폐쇄함으로써 전염병 확산을 막을 수 있었다. 그래서 존 스노는 ‘역학의 아버지’로 불린다.

존 스노는 뛰어난 의사인 동시에 뛰어난 디자이너였다. 그는 병의 원인을 찾기 위해 간략한 지도와 다이어그램으로 구성된 인포그래픽을 디자인했다. 덕분에 콜레라에 대한 기존 편견에서 벗어나 선제적 조치를 함으로써 여러 사람의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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