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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쿨 자는’ 자율주행차

자율주행차 내부 이미지 / 경향신문 자료사진

자율주행차 내부 이미지 / 경향신문 자료사진

운전에서 해방되는 날이 코앞에 온 것 같다. 막히는 구간에서는 차가 알아서 멈췄다가 앞차가 출발하면 따라간다. 곡선주로에서도 차선을 벗어나지 않는다. 운전자는 스티어링휠은커녕 페달에 발을 올려둘 필요조차 없다.

지난 9일(현지시간) 캐나다 앨버타주 포노카 인근 고속도로에서 한 승용차가 시속 140㎞ 넘게 과속한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경찰차가 따라붙자 차는 150㎞까지 속도를 더 올렸다. 경찰관이 살펴보니 20대 남성 운전자와 동승객은 앞 좌석을 뒤로 젖힌 채 사실상 잠든 상태였다. 그는 “23년 경찰 인생에 이런 일은 처음”이라고 했다. 차량은 테슬라 모델S였다. 운전자는 자율주행 모드인 오토파일럿만 믿은 채 잠에 빠진 것이다. 미국에서는 최근 남성 4명이 운전석을 비워둔 채 조수석과 뒷좌석에서 술을 마신 채 흥겨워하는 동영상이 소셜미디어 틱톡에 올라왔다. 이 차의 속도는 시속 96㎞. 역시 오토파일럿 상태였다.

아직 세계적으로 자율주행 기능은 설익었다. 갑자기 끼어드는 차를 잘 못 알아본다. 오작동으로 돌발운전도 종종 나온다. 느닷없이 방향을 꺾어 옆으로 가버리거나, 급브레이크를 잡아 추돌 위기도 겪는다. 자율주행에는 카메라·레이더·라이다 같은 첨단기술이 들어간다. 그러나 이 장비들이 햇볕에 반사되거나 터널 안팎을 오가면서 인식을 제대로 못하곤 한다. 아직 사람 눈엔 못 미치기 때문이다. 갈 길 먼 자율주행은 총 5단계 중 이제 ‘부분 자율주행(레벨2)’을 지나고 있다. 그런데도 운전자가 너무 맹신하는 게 문제다. 독일 법원은 지난 7월 오토파일럿이란 말 자체가 허위광고라고 판결했다.

기술 발달로 오작동은 사라지더라도 근본 질문이 남는다. 만약 그대로 직진하면 앞에 대형 차와 부딪쳐 운전자만 다칠 상황이라고 치자. 왼쪽으로 틀자니 큰 트럭이 있다. 오른쪽에는 오토바이가 있다. 이때 자율주행차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트롤리 딜레마’다. 운전자 보호가 최우선이라면 오른쪽으로 꺾을 것이다. 과연 윤리적으로 바람직한가. 아무리 인공지능(AI) 세상이 온다고 해도 끝내 믿어야 할 것은 사람이지 기계가 아니다. “AI가 그렇게 시켜서 따랐을 뿐이오”라는 말은 별로 듣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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