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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주인수권 이상 급등 현상…분위기 휩쓸려 ‘폭탄 돌리기’에 뛰어들지 마라

  • 박동흠 | 회계사
[박동흠의 생활 속 회계이야기]신주인수권 이상 급등 현상…분위기 휩쓸려 ‘폭탄 돌리기’에 뛰어들지 마라

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한다는 ‘영끌’, 빚내서 투자한다는 ‘빚투’라는 신조어가 유행할 정도로 자본시장이 많이 과열된 느낌이다. 수익이 나올 수 있는 곳이라면 돈이 쏟아지는 상황이다 보니 어느덧 폭탄 돌리기까지 하는 경우도 목격된다. 신주인수권 시장이 그중 하나다.

약 37개 정도의 신주인수권이 거래되고 있는데 누구나 증권사 매매 시스템을 통해 사고팔 수 있다. 신주인수권의 가격이 낮게는 몇십원, 높아도 몇천원 정도다 보니 거래가 몰리면서 최근에 급등세를 보였다. 그저 값이 싸다는 이유로, 잘하면 큰돈 벌 수 있다는 기대감인데, 만약에 신주인수권이 어떤 상품인지를 정확히 알게 된다면 그렇게 큰돈을 쉽게 붓지는 못할 것이다.

신주인수권(Warrant)은 신주인수권부사채(Bond with Warrant)에서 분리된 일종의 옵션이다. 기업이 자본조달을 위해 채권을 발행하면서 그 회사의 신주를 인수할 수 있는 권리를 하나 주었다. 즉 채권을 발행한 회사의 주식을 정해진 가격에 살 수 있다. 그리고 주가가 오를 때쯤 주식시장에서 주식을 매도해서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사채권자는 직접 신주인수권을 행사해도 되고, 신주인수권만 따로 떼서 팔 수 있다.

예를 들어 상장기업 K사는 3년 전에 신주인수권부사채를 발행하여 300억원을 조달했다. 채권자들에게 3개월에 한 번씩 액면이자를 지급하고 이 K사의 주식 1주를 2192원에 살 수 있는 신주인수권도 주었다. 채권자 중 일부는 이 신주인수권을 직접 행사할 것이고 일부는 자본시장을 통해 매도했다. 현재 이 K사의 신주인수권은 138원에 거래 중이다. 20원대에 거래되던 신주인수권이 한 달 만에 230원까지 급등하더니 최근에 많이 내려온 편이다.

만약 자본시장에서 K사의 신주인수권을 138원에 산다면 2192원 내고 K사의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도 갖게 된다. 결론적으로 투자자는 K사의 주식을 2330원에 사게 된다. 그러면 이 K사의 주식은 시장에서 얼마에 거래 중일까? 놀랍겠지만 8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즉 신주인수권을 사서 K사의 주식을 사는 것보다 그냥 주식시장에 가서 K사의 주식을 800원에 매수하는 게 낫다. 기업의 주가가 오를 것으로 기대했겠지만 그럴 가능성은 커 보이지 않는다.

이 회사는 8년째 영업적자에 빠졌고 자금사정이 좋지 않다. 실적이 잘 나오고 은행거래가 원활한 회사라면 굳이 이런 복잡한 자본조달 방법을 선택하지 않을 것이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자본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는 신주인수권은 37개 정도밖에 되지 않고, 우량 기업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한때 수많은 기업들이 신주인수권부사채를 발행해서 사모펀드가 전액 인수하고 신주인수권만 떼서 다시 대주주에게 매도하는 거래가 빈번했다. 대주주 지배력 강화 또는 2세 승계 목적으로 악용되다 보니 결국 금융당국이 5년 전에 상장기업은 신주인수권부사채를 공개모집을 통해서만 발행할 수 있게 했다. 즉 최대주주한테 신주인수권이 흘러 들어가는 것을 원천 봉쇄한 것이다. 그러다 보니 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건수도 급격히 줄었고 자본조달이 절실하지 않은 이상 회사들이 굳이 발행할 이유도 없었다. 자연스럽게 투자자들의 관심에서도 멀어졌는데 최근에 신주인수권이 10배씩 상승하는 이상현상이 생기다 보니 다시 주목을 받은 것 같다. 그러나 앞서 살펴봤듯이 신주인수권 가격이 급등하면 결국 배보다 배꼽만 더 커지게 된다.

잘 모르고 과열된 분위기에 휩쓸려 투자에 뛰어들면 투자가 아닌 도박판의 폭탄 돌리기 참여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베팅에 앞서 금융상품의 내용을 완벽히 이해하고 수익이 날 수 있는 구조일 때만 참여하는 투자자가 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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