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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물, 막 쓰지도 버리지도 않아요’

입력 2020.09.22 21:27

수정 2020.09.22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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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물, 막 쓰지도 버리지도 않아요’
반도체 ‘물, 막 쓰지도 버리지도 않아요’
반도체 ‘물, 막 쓰지도 버리지도 않아요’
위부터 반도체 제조 후 생기는 오폐수를 정화하는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내 그린센터와 공정용수 재이용 시설, 전기분해로 오염물을 제거하는 설비의 모습, 삼성전자 기흥·화성사업장 인근 오산천에서 발견된 천연기념물 제330호 수달.  삼성전자 제공

위부터 반도체 제조 후 생기는 오폐수를 정화하는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내 그린센터와 공정용수 재이용 시설, 전기분해로 오염물을 제거하는 설비의 모습, 삼성전자 기흥·화성사업장 인근 오산천에서 발견된 천연기념물 제330호 수달. 삼성전자 제공

하루 종일 반도체를 찍어내는 삼성전자 기흥·화성사업장에서는 하루 평균 18만8000t의 물이 사용된다. 1인당 가정용수 소비량을 하루 180ℓ로 가정했을 때 100만명 이상 쓸 수 있는 양이다. SK하이닉스 이천사업장에서도 매일 10만t의 물이 소비된다. 물 사용이 많다 보니 반도체 사업장에서는 빗물도 그냥 흘려보내는 법이 없다. 사업장 도로에 떨어진 물까지 모아 정화해 사용한다.

물은 반도체 제조에 투입되는 필수재다. 특히 반도체 공정 전후 진행되는 세정 작업에는 ‘초순수’가 들어간다. 초순수는 무기질이나 미네랄 등 이온 성분이 없는 1등급 물이다. 초순수는 식각 공정 이후 반도체 원재료인 웨이퍼를 깎고 남은 부스러기를 씻어내거나, 이온주입 공정 이후 남은 이온을 씻어내는 용도 등으로 활용된다. 웨이퍼를 연마하거나 절단할 때도 초순수를 사용한다.

유한자원 물, 반도체 제조 필수재
하루 평균 18만톤 이상 쓰는 삼성
공정 최적화로 작년 104만톤 감소
업계 첫 ‘물 사용 저감’ 인증 받아
폐수 정화·방류…인근 하천 살려

나노미터(㎚·10억분의 1m) 단위의 초미세 공정을 거치는 반도체는 미세한 먼지에도 민감하게 반응한다. 불량률을 최소화하고 생산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충분한 양의 물이 조달돼야 하는 것이다. 클린룸의 온·습도 조절에도 물이 사용된다. 기계를 돌리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을 식힐 때는 냉각수가 들어간다. 반도체 집적도가 높은 고사양 제품일수록 물 사용량도 많아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물은 유한 자원이기 때문에 반도체 기업들은 공정 최적화를 통해 물 사용량 줄이기에 힘쓰고 있다. 고농도 폐수를 정화시켜 다시 사용함으로써 폐수 재이용률도 높이고 있다. 그 결과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의 물 사용량은 지난해 4911만t으로 직전 2개년 평균(5015만t)보다 104만t 감소했다. 20만명이 한 달간 쓰는 양과 비슷한 수준이다.

이 같은 노력으로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이 22일 반도체 업계에선 최초로 영국 정부가 설립한 친환경 인증기관인 ‘카본 트러스트’로부터 물 사용량 저감 사업장으로 인정돼 조직 단위 ‘물발자국’ 인증을 받았다. 해당 인증은 3년간 사업장에서 사용하는 용수량과 용수 관리를 위한 경영체제를 종합적으로 평가해 수여한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사업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수자원을 아껴 쓰고 재사용·재활용하는 활동을 10년 이상 지속해왔다”며 “용수 사용량 저감을 경영지표로 관리해왔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제조 후 생기는 오폐수도 깨끗하게 정화해 방류해야 한다. 삼성전자 기흥·화성사업장에는 ‘그린센터’로 불리는 첨단 폐수 정화시설이 6개 있다. 여기에서는 물을 내부기준에 따라 6가지로 분류, 각 단계의 성질에 맞는 공법과 기술을 적용해 폐수를 맑은 물로 바꾼다.

최근에는 삼성전자 기흥사업장 인근 오산천에 이어 SK하이닉스 이천사업장 인근 죽당천에서도 천연기념물 제330호 수달이 발견되기도 했다. 반도체 사업장에서 방류된 물이 하천을 맑게 해 수달이 살 수 있게 된 것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는 환경·수질을 연구한 박사급 인력들이 대거 근무하고 있다. 환경공학을 전공한 삼성전자 구태완 박사는 “전반적인 물 처리 과정을 책임지고 있다 보니 주변에서 동료들이 ‘와인 소믈리에’에 빗대 ‘수(水)믈리에’라고 부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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