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그래픽은 한눈에 직관적으로 사태를 파악하게 해준다. 1869년 프랑스 도시공학자였던 샤를 미나르가 구성한 ‘나폴레옹의 모스크바 침공(1812~1813년)’은 가장 대표적인 정보그래픽이다. 굵기가 달라지는 선은 진군과 철수 경로이면서 병력 규모이다. 선의 굵기로 병력의 규모 변화를 짐작할 수 있다. 선 바탕에는 지명이 들어간 지도가 들어가 있고 그 아래에 군대가 후퇴할 당시 기온 변화가 선 그래프로 그려져 있다.
정보그래픽의 매력을 3가지로 요약하면, 첫째, ‘즉각성’이다. 정보그래픽으로 그려진 정보는 즉각적으로 이해할 수 있기에 소통 속도가 빠르다. 둘째, ‘전체성’이다. 정보가 한 공간에 압축되어 있어 한눈에 전체 상황을 파악할 수 있다. 셋째, ‘평등성’이다. 그림은 말과 글을 몰라도 누구나 쉽고 빠르게 정보를 파악할 수 있다. 만약 여러분이 나폴레옹의 모스크바 침공 과정을 알기 위해 프랑스어를 배워야 한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다. 하지만 이 그래픽을 알고 있다면 전쟁의 핵심을 쉽게 이해하고 기억할 수 있다.
미국 경영학자 피터 센게는 ‘시스템 사고’를 강조한다. ‘시스템 사고’란 맥락을 파악하는 능력이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고 있어야 자신이 속한 시장과 조직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또한 전체를 고려하기에 위기 상황에서 핵심이 무엇인지 금방 파악할 수 있고 적절하게 대응할 수도 있다.
‘정보그래픽’과 ‘시스템 사고’는 전체 맥락을 이해하고 핵심을 끌어낸다는 점에서 유사하다. 이를 삶의 태도로 바꿔 말하면 ‘우리’이다. 한국말에서 ‘우리’란 ‘전체를 고려하는 나’를 뜻한다. 현재 전 세계가 코로나19 위기 대응에 있어 한국을 주목한다. 엄청난 위기에서 한국 사람들이 그나마 잘 버티고 있는 것은 ‘우리’라는 공동체 의식 덕분이 아닐까 싶다. 즉 한국 사람들은 태생적으로 정보그래픽과 시스템 사고에 익숙한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