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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드노믹스 발맞춰 ‘탄소세 선제 도입이냐, 환경세 정비냐’

입력 2020.11.11 21:08

수정 2020.11.11 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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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정부 출범 대비, 불붙은 국내 ‘탈탄소’ 제도 논의

바이드노믹스 발맞춰 ‘탄소세 선제 도입이냐, 환경세 정비냐’

차·철강·유화 등 한국 제조업에 무역 장벽 될 ‘탄소 장벽’
탄소량 대비 과세…정부 “연구 용역 결과 토대로 판단”
기업 부담 우려에 “교통세 등 기존 세제 활용” 의견도

‘탄소배출 제로’를 선언한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출범을 앞두고 국내에서 이에 대응하기 위한 ‘탄소세’ 도입 논의에 불이 붙었다.

바이든 행정부의 ‘탄소 규제 장벽’이 국내 제조업 등 수출기업들에는 ‘무역 장벽’이 될 수 있는 만큼 탄소세 도입으로 국제사회의 ‘탈(脫)탄소’ 흐름에 대응하고 동시에 세수도 확보하자는 것이다. 반대로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와 유류세 등 기존 환경세에 더해 새로운 세금을 걷으면 기업과 가계의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도 많다.

전문가들은 국민 정서와 기업 경영 등을 감안한 단계적 추진이 필요하다면서 기존 환경세 정비를 통한 기업의 탄소배출 저감체계 지원 등을 주문하고 있다.

■‘2050년 탄소중립’ 선언한 정부

기획재정부는 11일 탄소세 도입과 관련해 연구용역을 맡기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기재부 관계자는 “연구용역 결과가 나오는 대로 이를 토대로 전문가그룹과 관계부처 협의 등을 거쳐 탄소세 도입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약에 따라 올해 안으로 2030년 온실가스 국가감축목표(NDC), 2050년 온실가스 감축계획(LEDS·장기저탄소발전전략)을 유엔에 제출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2050년 탄소중립’을 선언했고, 국회에는 ‘국가기후위기위원회 설치’ 등을 골자로 한 법안이 상정돼 있다.

정부의 이 같은 대응은 미국과 유럽 등 전 세계적인 탈탄소 정책과 규제 강화 흐름에 따른 것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자는 선거 공약으로 파리기후협약 재가입을 선언한 데 이어 2035년까지 2조달러를 투자해 모든 전력 생산에서 탄소가스 배출을 없애겠다고 밝힌 바 있다. 내년 1월20일 출범하는 바이든 행정부가 탄소배출 절감을 위해 ‘탄소국경조정세’ 등 관련 규제를 대폭 강화할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는 이유다. 탄소국경조정세는 이산화탄소 배출이 많은 국가에서 생산된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는 것이다. 유럽연합(EU)도 내년 2분기에 세부 운영 방안을 채택하고 2023년 1월부터 탄소세를 부과할 계획이다. 미국과 EU의 이 같은 규제 강화는 국내 자동차·철강·석유화학 등 수출기업에 적잖은 타격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기업과 가계 부담 가중”

국내에서는 탄소세 도입을 통해 선제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탄소세는 석유와 석탄 등 화석에너지에 함유된 탄소량에 기초해 부과하는 세금을 말한다.

세계적으로는 1990년 핀란드를 시작으로 스웨덴, 노르웨이, 일본 등 10여개 국가에서 시행 중이다. 홍종호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기업과 가계에서 탄소배출을 유발하는 화석연료 사용이 늘면서 환경 훼손에 따른 사회적 비용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며 “탄소세는 일정 수준 이상 탄소를 배출하는 기업에만 부과하는 기존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보다 과세 대상이 광범위하기 때문에 도입되면 기후변화 대응이나 미세먼지 저감 등 환경 개선과 사회적 비용 절감 효과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탄소세 도입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는 의견도 많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한국은 대표적인 제조업 중심 국가인데 작년엔 미·중 무역분쟁으로, 올해는 코로나19 사태로 제조업 경쟁력이 크게 위축된 상황”이라며 “여기에 탄소세 도입으로 경영 부담을 키우면 내수시장은 물론 글로벌 경쟁력이 떨어지게 된다”고 말했다. 한국의 제조업 비중은 전체 산업의 약 27%로, 전 세계에서 중국 다음으로 높은 수준이다.

대안 마련을 주문하는 의견도 있다. 윤형중 독립정책연구자는 “휘발유·경유에 부과되는 교통·에너지·환경세의 경우 2018년 기준 연간 세수입이 17조원에 달하는데, 전체의 80%가량이 도로 조성 등에 쓰이는 교통시설특별회계에 전입되고 이 중 4조~5조원이 쓰이지 않고 있다”며 “전면적인 탄소세 도입으로 가계와 기업 부담을 키우기보다는 이러한 기존 환경세의 용처를 정비해 대체에너지 개발과 기업의 탄소배출 저감 지원 등에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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