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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교역량 30% ‘메가 FTA’…코로나 팬데믹 속 ‘큰 숨통’

입력 2020.11.15 20:51

수정 2020.11.15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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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CEP 체결 의미·내용과 향후 한국 경제에 미칠 영향

코로나19 영향 글로벌 경제 위축된 상황서 8년 만에 결실
아세안 포함·일본과 처음으로 사실상의 FTA 체결 효과
원산지 기준 통일, 수출 기업 희소식…인도 동참 ‘숙제’

한국과 중국, 일본을 포함한 아시아·태평양 지역 15개국이 15일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에 최종 서명하면서, 세계 최대 규모의 자유무역협정(FTA)이 닻을 올렸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글로벌 경제가 위축된 상황에서 세계 인구와 교역량의 3분의 1에 이르는 국가들이 협상 개시 8년 만에 맺은 결실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 ‘메가 FTA’ 수출길 확장

15일 산업통상자원부와 국제통화기금(IMF) 등에 따르면 RCEP에 참여한 15개국의 인구는 22억6000만명으로 전 세계 인구의 29.9%에 이른다. 15개국의 명목 국내총생산(GDP) 합계는 전 세계의 30.0%인 26조3000억달러, 이들 나라의 무역 규모는 5조4000억달러로 세계 교역량의 28.7%를 차지한다.

이 같은 지표에서 2018년 12월 발효된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전면 개정으로 지난해 출범한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을 뛰어넘는 세계 최대 규모의 FTA다.

한국에는 ‘세계의 3분의 1’ 이상의 의미가 있다. 최대 교역 상대국인 중국과 신남방정책의 중심 아세안이 포함된 데다, 일본과는 처음으로 사실상의 FTA를 체결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한국의 RCEP 역내 국가 수출액은 2690억달러로 전체 수출의 절반을 차지했다. 다만 일본을 제외한 13개국과는 이미 개별 FTA를 체결한 상태여서 당장은 “낮은 수준의 FTA를 업그레이드한 효과”(통상당국 관계자)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각국과 체결한 FTA와 RCEP는 양립이 가능해 수출 시 유리한 쪽의 관세율을 적용받는 데다, 장기적으로 역내 가치사슬 확대 등 시장 통합의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아세안 10개국은 RCEP에서 상품 시장을 추가로 개방했다. 2007년 한·아세안 FTA 발효 당시 관세 철폐율(79.1~89.4%)을 국가별로 91.9~94.5%까지 끌어올렸다. 자동차와 철강, 석유화학 등 국내 수출업종이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인도네시아, 필리핀, 태국 등에서 화물차와 승용차는 물론 안전벨트, 에어백 등 자동차 부품에 매겨온 최대 30~40%의 관세가 철폐된다. 철강 업종에서도 철강관(관세율 20%)과 봉강, 형강 등 철강제품(5%)의 관세 철폐 혜택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합성수지, 플라스틱관, 타이어 등 석유화학 제품과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 전자제품의 관세 문턱도 사라진다.

RCEP 역내 국가 간 통일된 원산지 기준이 적용된다는 점도 수출기업에 희소식이다. 양자 FTA를 적용할 때에는 원산지 기준이 얽히고설키는 이른바 ‘스파게티 볼’ 효과가 나타나는데, RCEP에서는 이를 일괄적으로 적용해 최소화할 수 있다. 지금까지는 똑같은 세탁기를 수출하더라도 수입국인 중국과 아세안, 호주 등의 원산지 규정이 제각각이어서 애로가 있었지만 앞으로는 RCEP 하나로 통일된다.

■ 한·일 첫 FTA, 인도 동참 숙제

양자협정은 아니지만 RCEP 출범으로 일본과는 FTA를 체결하는 효과가 있다. 관세 철폐 수준은 품목 수 기준으로 83%로 한·일 양국이 동일하지만, 수입액 기준으로는 일본이 2%포인트 더 시장을 개방했다. 한국이 민감하게 여기는 수입 품목인 자동차와 기계 등의 품목은 ‘양허 대상’에서 제외했다.

개방 품목도 장기간 관세를 유지한 이후 감축을 시작하는 ‘비선형 철폐’ 방식으로 보호장치를 마련했다. 통상당국 관계자는 “일본 의존도가 높지만 우리가 육성해야 하는 소재·부품·장비 품목은 시장을 열지 않거나, 열어도 20년 이상 보호기간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문화콘텐츠·유통·물류 등 서비스·투자 분야에서도 아세안 국가들의 시장 개방 수준이 확대된다. 필리핀·태국·인도네시아 등은 온라인게임과 음반·영화 시장을 추가 개방키로 해 ‘한류’의 확산 여건이 더욱 나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13년 전 한·아세안 FTA에서는 없었던 지식재산권 등 9개 챕터를 신규 도입하기로 한 점도 한류 콘텐츠 보호 등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인도가 최종 참여국 명단에서 빠진 점은 RCEP의 숙제다. 2012년 협상 개시 선언 당시부터 참여했던 인도는 지난해 대중국 무역적자 확대를 우려하며 전격 탈퇴를 선언했다. RCEP 국가 정상들은 이날 발표한 공동선언문에서 “인도의 역할을 높이 평가하고 RCEP는 인도에 지속 개방돼 있음을 재차 강조한다”며 인도에 재가입을 요청했다.

RCEP에 최종 서명한 각국 정부는 비준 절차를 밟는다.

RCEP는 아세안 10개국 중 6개국, 비아세안 5개국 중 3개국 이상이 국내 비준을 마치고 사무국에 비준서를 기탁한 날로부터 60일 뒤 공식 발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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