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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세상, 우리는 어떻게 서있나

입력 2020.11.29 21:35

수정 2020.11.29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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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양아 작가·서동진 평론가 ‘흔들리는 사람들에게’ 기획전

함양아 작가와 서동진 미술평론가가 참여한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의 기획전 ‘흔들리는 사람들에게’ 전시 전경 일부.  북서울미술관 제공

함양아 작가와 서동진 미술평론가가 참여한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의 기획전 ‘흔들리는 사람들에게’ 전시 전경 일부. 북서울미술관 제공

눈앞에 다가온 기후위기, 심화되는 경제적 불평등과 정치적 갈등, 코로나19 대유행, 재난들…. 지구적 난제들과 더불어 각국 사회체제도 저마다의 구조적 문제들로 몸살을 앓는다. 여느 사회나 흔들거리고, 각자도생에 내몰리는 개인들은 비틀거린다. 더 나은 미래는 어떻게 가능할까란 질문이 던져지는 시대다.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의 기획전 ‘흔들리는 사람들에게’는 이 같은 묵직한 주제를 다룬다. 작가 대 작가의 전시구도를 선보여온 미술관의 연례 기획전 ‘타이틀 매치’가 7회째를 맞은 올해는 작가와 평론가 구도다. 함양아 작가와 서동진 평론가가 초대됐다.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시 ‘흔들리는 사람에게’를 전시명으로 차용한 전시 주제는 ‘오늘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다. 함 작가는 신작 ‘정의되지 않은 파노라마 3.0’, 자신이 쓴 단편이자 그 내용을 시각화한 ‘넌센스 팩토리’ 중 ‘팩토리의 지하’ ‘중앙 이미지 박스 통제실’ 등 비디오 설치를, 서 평론가는 영화에서 깃발이 등장하는 장면들을 선별해 텍스트와 짝을 지은 12채널 비디오 설치 ‘기억-인터내셔널’을 선보인다.

‘정의되지 않은…’은 파노라마 형식의 긴 화면에 역사적 사건들, 오늘날 정치·경제·사회·과학기술 등 각 분야 자료를 수집·분석해 시각화한 이미지나 기호, 인용문·경구 등으로 구성됐다. 집단이나 개인에게 벌어지는 사건, 문제들이 사실은 거대한 사회구조 속에서의 인과관계에 따른 것임을 보여준다. 체제의 이면을 드러내는 것이다.

‘넌센스 팩토리-팩토리의 지하’는 정치·사회의 부조리한 구조를 담아낸다. 특히 스크린 앞 설치물에 관람객이 올라서면 움직임에 따라 불안정하게 흔들린다. 설치물 하단이 배 바닥처럼 반원형이어서다. 정치적 포퓰리즘 등 불안정한 정치·사회 시스템의 은유이자, 그 흔들림 속에서 개인과 사회가 어떻게 균형을 잡을지를 묻는 셈이다.

함양아가 오늘날 정치·사회적 시스템의 구조를 분석한다면 서동진은 유토피아적 세상을 향한 꿈을 꾸던 과거를 불러내 오늘을 둘러본다. 깃발은 혁명 등 새 세상을 꿈꾸는 사람들의 연대와 염원의 상징이 아니던가. 전시장에는 전시와 오늘을 둘러싼 여러 주제에 관한 두 사람의 생각·관점을 보는 대담 영상도 있다.

묵직한 주제를 시각화한 작품들의 전시는 심미적 감동보다 지적인 사고를 요구한다. 흔들리는 오늘을 해석하는 예리한 인식의 필요성을 드러낸다. 브레히트도 ‘흔들리는 사람에게’에서 “우리에게 과연 행운이 따르겠는가”라며 묻지만 “기대하지 마시오, 당신 자신의 답변 외에 그 누구의 답변도”라고 말하지 않았던가. 전시는 내년 2월14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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