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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김치공정’

입력 2020.11.30 20:37

수정 2020.11.30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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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 담그기. /이상훈 선임기자 doolee@kyunghyang.com

김치 담그기. /이상훈 선임기자 doolee@kyunghyang.com

바야흐로 가을 김장철이다. 한참 맛이 들고 있을 김치들이 자다가 벌떡 일어날 소식이 들린다. 중국 인민일보의 자매지 환구시보가 현지 매체를 인용해 쓰촨(四川)의 ‘파오차이(泡菜)’가 김치의 국제표준으로 인정받았다고 주장한 때문이다. 중국은 지난해 6월부터 파오차이의 국제표준화에 본격 나섰고, 최근 ‘ISO 24220 김치 규범과 시험방법 국제표준’으로 인가받았다.

어원부터 보면 한자 발음으로 포(泡)는 발효로 나오는 가스나 거품을 가리킨다. 포가 침(浸)의 다른 표현이라는 해석도 있다. 어떤 액체에 담근다는 말이다. 김치는 흔히 ‘침채(沈菜)’라는 말에서 나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나중에 ‘딤ㅊㆎ’ ‘김채’를 거쳐 김치로 불렸다고 한다. 즉 말의 유래로는 파오차이나 김치나 액체에 채소를 담근다는 점에서 엇비슷하다.

그러나 파오차이는 김치와 엄연히 다르다. ISO 문서 또한 인가 식품의 규격이 ‘김치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명시했다. 파오차이 제조 방식도 김치와 차이 난다. 파오차이는 소금에 절인 채소를 발효하거나 끓인 뒤 발효하기 때문에 실제 피클에 가깝다는 것이 우리 당국의 평가이다. 중국 주장대로라면 서양의 피클도 김치고, 파오차이인 셈이다. 앞서 김치는 2001년 유엔 국제식량농업기구(FAO) 산하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에서 국제표준으로 인정받았다. 당시 일본 ‘기무치’와 치열한 경쟁을 벌인 끝에 김치 종주국 논란이 사실상 종식됐다.

중국의 이런 식의 움직임은 김치에 국한되지 않는다. 아리랑에 이어 한복, 판소리까지 중국이 원조라는 주장이 나돈다. 고구려, 발해 등 동북3성에서 일어난 모든 것을 자국 역사로 편입해 버리는 ‘동북공정’을 연상시킨다. 소수민족인 조선족을 앞세워 이들 문화를 중국 것으로 둔갑시키는 것이다. 이런 잣대를 들이댄다면 다른 아시아 국가의 고유문화를 찾기 어려울 것이다.

문화에는 본디 경계가 없는 법이다. 중국이 진정 존경받는 국가가 되고자 한다면 유치한 원조 다툼을 벌일 게 아니라 누가 더 유익한 음식문화로 인류에 기여하는지를 따지는 게 맞다. 중국의 ‘김치공정’이 공식 주장이 아닌 일부 언론의 국수주의의 발로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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