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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흔드는 케이블카

입력 2021.01.08 03:00

수정 2021.01.08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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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29일 중앙행정심판위원회는 환경부가 설악산 케이블카 설치사업을 환경영향평가를 이유로 부동의한 것이 부당하므로 처분을 취소할 것을 결정하였다. 이 결정을 통해 강원 양양군은 케이블카 설치사업을 진행할 수 있게 되었다. 흔히 케이블카는 노약자들도 산 정상에 쉽게 올라갈 수 있고, 많은 탐방객들이 방문할 수 있어 지역경제에도 도움이 되는 사업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다소 환경적으로 문제가 되더라도 국립공원에 케이블카를 설치하는 것은 무리가 없다고 생각할 수 있다.

오충현 동국대 교수

오충현 동국대 교수

하지만 국립공원에 케이블카를 설치하는 것은 그리 단순한 사항이 아니다. 국립공원은 보호가치가 높은 자연자산을 미래에 남겨주기 위한 보호지역이다. 이번에 케이블카 설치가 논란이 되고 있는 설악산은 1965년 천연보호구역(천연기념물 171호), 1970년 국립공원, 1982년 국내 최초로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된 곳이다.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은 인간이 생물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연구하고 전 세계가 함께 더 이상의 생물권 파괴를 막기 위한 약속으로 현재 150여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되면 해당 국가의 법률에 따라 보전지역을 핵심구역, 완충구역, 협력구역으로 구분하여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무분별한 개발을 억제한다. 이 중 핵심구역은 엄격히 보호하면서 생물다양성을 보전하고 인간의 간섭을 최소화해야 한다. 이곳에서는 파괴적이지 않은 조사연구, 이를테면 교육처럼 영향이 적게 미치는 이용 등은 가능하다. 완충구역은 핵심구역을 둘러싸거나 인접한 곳으로 환경교육, 레크리에이션, 생태관광 등의 활동을 할 수 있다. 협력구역은 다양한 농업활동, 주거지 등으로 이용되는 곳이다.

이번에 케이블카 설치가 추진되는 지역은 안타깝게도 핵심구역이다. 설악산 국립공원을 활용하여 완충구역이나 협력구역에서 생태관광 등을 통해 지역 발전을 추진하는 것은 전혀 무리가 없다. 하지만 인간의 간섭을 최소화하여 생물다양성을 보전해야 하는 핵심구역에 케이블카를 설치하는 것은 다른 문제이다.

케이블카 설치 구간은 오색약수터에서 해발 1480m 끝청 하단까지이다. 이곳에는 멸종위기종 1급이며 천연기념물 217호인 산양이 살아간다. 자연은 한번 훼손되면 온전한 회복이 불가능하다. 그 피해는 산양과 설악산을 넘어 결국 우리 모두에게 돌아오게 된다.

국립공원과 같은 보호지역에 있는 자연을 그대로 감상하지 못하고 다양한 시설을 설치하여 경제를 앞세우는 일은 이제 그만두어야 한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는 잘못을 범할 수 있다. 우리는 그동안 산업화와 도시화를 통해 중요한 자연자산을 경제라는 이름으로 무수히 그리고 무참하게 훼손해 왔다. 그래서 늦었지만 그나마 남아 있는 자연자산을 보호지역으로 정하여 법으로 보호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지역 발전과 경제를 이유로 법으로 정한 국립공원과 국제적으로 보호하겠다고 약속한 생물권보전지역마저 훼손하고 있다. 우리의 미래를 위해 보호지역을 훼손하는 개발은 더 이상 있어서는 안 된다. 정말 중한 것이 무엇인지 되돌아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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