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교사들 “심리상담 아닌 ‘공부 잘 하게 해주는 곳’으로 인식할까 우려”

이성희 기자

서울시교육청이 코로나19와 원격수업 장기화로 저하된 학생들의 기초학력을 보장하고 학습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지역학습도움센터’와 위기학생의 심리 안정을 돕는 ‘위(Wee)센터’의 일부 결합을 추진하고 있다.

위센터 상담교사들은 위기학생 상담이라는 고유 기능이 부실해진다며 반발하지만 시교육청은 학습부진과 정서불안 등은 연관된 문제라고 반박한다.

서울시교육청이 최근 각 교육지원청에 배포한 ‘지역학습도움센터 구축·운영 지원 계획’을 보면 네 가지 유형으로 도움센터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네 가지 유형은 도움센터와 위센터가 공간을 통합하는 1유형, 공간과 조직을 통합하지만 업무는 학습지원팀과 위기학생지원팀으로 나뉘는 2유형, 위센터 조직이 학습상담 지원까지 맡는 3유형, 담당자가 필요할 때마다 위센터를 비롯해 외부 전문치료기관에 학습상담을 협력·의뢰하는 4유형이다. 시교육청은 이런 방식으로 7월부터 시범운영할 계획이다.

문제는 도움센터와 위센터의 기능과 성격이 다르다는 점이다. 도움센터는 한글 읽기 어려움(난독) 및 배움이 느린(경계선 지능) 학생을 대상으로 학습상담과 학습전략 등을 제공한다. 위센터는 학교폭력과 자살위기, 가족, 정서 문제 등 위기학생을 상담한다.

위센터 상담교사들은 서울시교육청이 11개 위센터에 기능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손쉽게 도움센터를 확대하려 한다고 비판한다. 시교육청이 도움센터에 지원하는 인력도 기간제연구원과 파견교사 등 2~3명에 불과해 위센터 상담교사들이 학력 보장 기능을 메울 수밖에 없을 것으로 우려한다.

서울의 한 상담교사 A씨는 “위센터가 도움센터와 합쳐지면 자칫 ‘공부 잘하게 해주는 곳’으로 인식될 수 있다”며 “학습부진 및 기초학력 증진에 초점을 둔 학습상담과 정서지원이 핵심인 심리상담은 별개의 전문 분야”라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학습부진 학생들을 보면 과잉행동이나 정서불안, 가정결손 등 복합적인 문제가 있다. 학습지원만 가지고는 안 된다”며 “도움센터와 위센터 결합은 통합 지원 취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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