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동 ‘언더스탠드 에비뉴’

서울 성동구 성수동 서울숲 앞 ‘언더스탠드 에비뉴’ 전경. 116개 컨테이너를 3층 높이까지 쌓아 조성했다. 성동구 제공
사무·매장·카페형 공간 지원
시장 반응 곧바로 확인 가능
스타트업 ‘테스트베드’ 역할
‘무화당’ ‘핏펫’ ‘니은기억’ 등
5년 동안 모두 75개팀 거쳐가
창업 유지 97%, 입주경쟁 치열
서울 성동구 성수동 서울숲 앞에는 116개의 크고 작은 컨테이너가 즐비하게 놓여 있다. 컨테이너를 콘셉트로 한 상업매장은 곳곳에 있지만 이곳의 컨테이너는 다르다. 컨테이너 하나하나가 청년 창업가들을 위한 ‘실험실’로 쓰이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숲 진입로 4126㎡ 유휴부지를 활용해 스타트업의 창업공간으로 조성한 컨테이너 공간인 ‘언더스탠드 에비뉴’는 2016년 4월 처음 개장해 올해로 6년차를 맞았다. 모든 컨테이너 공간은 성동구가 무상으로 제공한다.
대다수 자치구가 청년창업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있지만 이곳의 차별점은 청년 창업가의 창업 아이템을 현장에서 실험해볼 수 있다는 데 있다. 온라인을 기반으로 시작한 스타트업에는 이곳이 일종의 ‘테스트베드’ 역할을 한다. 방문객만 연간 130만여명에 달하기 때문이다.
카페 ‘무화당’은 당뇨환자 등을 위해 ‘무설탕·무밀가루·저탄수화물’ 3원칙을 고수한 음료와 베이커리 제품을 판매하는 청년 스타트업으로, 프랜차이즈 가능성을 시험하기 위해 이곳에 시범 매장을 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반려동물 건강체크 키트인 ‘어헤드’ 등 제품 등을 개발·판매하는 ‘핏펫’ 역시 온·오프라인 매장 동시 운영을 통해 성장 가능성을 확인했다, 액자틀 장인인 아버지의 기술을 토대로 세운 청년 벤처기업 ‘니은기억’ 등 많은 아이디어가 이곳을 거쳐갔다. 7일 현재 해당 매장들은 다음 창업팀을 위해 철수한 상태다.
언더스탠드 에비뉴의 창업보육 프로그램은 스타트업 사업 특성에 따라 ‘사무형’ ‘매장형’ ‘카페형’으로 지원된다. ‘매장형’ 및 ‘카페형’ 컨테이너는 시장 반응을 바로 확인할 수 있어 입주경쟁도 치열하다. 지난해 5기까지 총 75개팀이 거쳐갔으며, 프로그램 참가 전에 비해 216%의 매출성장을 이뤘다. 창업 유지 비율은 97%에 달한다. 리빙테크기업 ‘이디연’, 반려동물 등록 모바일 서비스 기업 ‘페오펫’, 국내 최초 당뇨 관리 애플리케이션 기업 ‘닥터 다이어리’ 등이 성동구의 각종 연계 프로그램을 통해 최대 160억원에 달하는 벤처캐피털(VC)의 투자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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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동구가 청년 벤처기업 육성에 투자하는 이유는 벤처 육성이 곧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임지현 언더스탠드 에비뉴 본부장은 “청년 벤처 보육을 통해 성공 가능성이 확인되면 기업 투자로 이어지고, 투자를 받은 벤처는 사업 확대를 위해 직원을 고용하는 등 선순환을 통해 고용 창출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성동구는 매년 ‘소셜벤처 엑스포’를 개최해 청년 소셜벤처기업의 사업모델이 현실화할 수 있도록 돕는다.
청년 창업가들의 지원도 늘고 있다. 총 7개팀을 선발한 4기 모집에는 229개팀이 지원, 33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5기 모집 경쟁률은 36 대 1에 육박했다. 임 본부장은 “올해 3월부터 6기 프로그램을 시작한다”며 “보다 촘촘하고 유용한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6기에는 226개팀이 지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