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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가 안내하는 전설의 고향···'의령 옛이야기' 출간

입력 2021.02.08 17:01

호랑이가 안내하는 전설의 고향···'의령 옛이야기' 출간

한호가 들려주는 의령 옛이야기

글 우리아·그림 안준석 | 경남 | 160쪽 | 1만2000원

경상남도를 가로지르는 남강과 낙동강이 만나는 곳에 한우산과 자굴산이 있다. 이 명산들이 자리잡은 고을이 의령(宜寧)이다. 고대 가야 땅인 의령에는 오랜 역사를 담은 옛이야기가 많다. 특히 호랑이가 살았던 자굴산과 한우산은 호랑이 설화가 넘쳐난다.

동화작가인 우리아가 경남 의령군 지역에서 전해져 내려오는 전설, 민담, 설화 등에 창작을 더해 옛이야기집을 펴냈다. 책에는 한우산에 사는 호랑이 ‘한호’가 의령 곳곳의 유서깊은 장소들로 아이들을 안내하며 펼치는 열 개의 이야기 보따리가 들어있다.

첫번째 이야기는 ‘각시소의 도라지꽃’이다. 한호는 의령 궁류 벽계리 각시소에서 신분차별이 심했던 조선시대 중기의 한 부자 백정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백정 돌쇠는 재물이 있어도 차별받는 현실이 못마땅하고, 딸 유선이에게만은 천한 백정이라는 낙인을 물려주고 싶지 않다. 동네 칠석이와 마음을 나눈 딸은 아버지가 야속하지만, 결국 양반 자제와의 혼인길에 오른다. 일행이 더위를 피해 잠시 계곡에서 쉬어갈 때 먹구름과 회오리바람이 몰려온다. 꽃가마는 물웅덩이에 빠지고, 연인을 마지막으로 배웅하러 왔던 칠석이가 뛰어든다. 후대사람들은 그곳을 각시소라고 불렀는데, 각시가 시집가던 유월이면 해마다 소쩍새의 슬픈 노랫소리가 들렸기 때문이라 한다.

‘호불 어미 돌너덜’은 자굴산 호랑이와 얽힌 모자의 이야기다. 어린 나이에 아버지를 잃은 복동이는 마을의 소문난 효자였다. 어느날 어머니는 밥 때가 되어도 돌아오지 않는 복동이가 걱정되어 길쌈을 하다 말고 치마폭에 자갈을 가득 담은 채로 산을 오른다. 치마폭의 자갈이 돌너덜을 만들도록 산을 오르던 어머니는 호랑이가 물고 가는 아들을 발견한다. 남편의 죽음도 호랑이 탓이라는 소문을 들어온 어머니는 아들마저 잃을 수는 없다며 산신령께 간절하게 기도한다. 하지만 자굴산 호랑이는 이 산자락 사람들을 죽이지 않는다는데….

‘호랑이의 자식 사랑’ ‘총각 포수 장가가네’ ‘은혜 갚은 호랑이’ 등 호랑이 이야기들에 ‘나라를 지킨 홍의송’ ‘한우산에는 도깨비가 산다’ ‘남명 조식 선생의 명경대’ ‘부부 사랑 바위’ ‘울고 넘는 부자재’ 등 전설의 고향 같은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대화 속에 녹아든 경상남도 사투리가 이야기에 풍성함을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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